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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운명 쌀이 좌우?/생산감소에 수입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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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운명 쌀이 좌우?/생산감소에 수입가 폭등

입력
199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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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아사 속출 대책 골치 경제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바 수마트라등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동부 이리야 자야주에서만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아사자가 500여명에 달하고 9만여명이 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국민의 주린 배를 채워줄 쌀이 없어 인도네시아 당국은 골치를 앓고 있다.

 지난해 50년래 최악이라는 가뭄으로 인해 쌀생산이 크게 감소한데다 계속되는 루피아화 가치하락으로 쌀 수입가가 지난해보다 4배나 올라 수입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식량공급 정부기관인 「불로그」의 재고량마저 내달이면 바닥이 나 식량위기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올해 식량 부족분은 500만톤에 이른다. 그러나 15억달러에 이르는 쌀 수입재원 마련도 힘들고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쌀값을 진정시킬 정부 정책도 전무하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일부 국민은 『우리에게 쌀을 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상점을 약탈하고 방화하는 등 과격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군경의 강경진압에도 불구, 이같은 폭동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는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노골적인 반정부행동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처럼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쌀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수하르토가 직접 독일정부에 100만톤의 식량지원을 요구하는 친서를 보내는가 하면 태국과 베트남에도 쌀지원을 호소했다. 또한 세계은행에 10억달러의 식량확보자금을 긴급요청 했다.

 수하르토 정권의 존립은 이제 경제위기와 맞물려 있는 식량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있다.<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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