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국정수행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통령주치의인 연세대 의대 허갑범(61) 교수는 신중하게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대통령주치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재임때인 83년 아웅산 폭파사건으로 숨진 가톨릭대의대 민병석(당시 56세)교수를 제외하곤 서울대 의대 교수가 맡아왔다. 민교수도 서울대 출신이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대우를 받는 대통령주치의는 비상근이지만 대통령과 30분이내의 거리에서 항상 대기해야 한다. 군의관과 함께 청와대에서 상근하는 의무실장에는 8년여동안 김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서울 성애병원 장석일(42)내과과장이 임명됐다.
허교수는 『김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장과장과 함께 일하게 돼 다행스럽다』며 『임명장을 받는대로 30∼40명의 자문의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의무실장이 국내출장, 주치의가 해외출장을 수행하는 식의 기존 의무실 관행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허교수는 김대통령과 두 차례 인연이 있다. 90년 봄 김대통령이 지자제 관철을 위해 2주간 단식하다가 탈진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을 때 주치의를 맡았으며, 지난 대선때는 『김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서를 발부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대선후보들이 건강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는 게 관행』이라며 『우리나라도 지난 대선때 3명의 후보가 건강상태를 공개한 만큼 앞으로 관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복고,연세대를 나온 허교수는 당뇨병치료의 권위자. 제자들에게 『병을 고치는 소의가 되지 말고 근원에서 예방하는 대의가 되라』고 늘 말해왔다. 64년 의사국가고시에 수석합격했고, 82년에는 의대졸업반 학생들이 뽑는 「올해의 교수상」을 첫번째로 수상했다. 한국일보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의 필진으로도 참여했다. 대학 서클활동에서 만난 산부인과 전문의 이선희(59·이대 의대졸)씨와 2남1녀를 두고 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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