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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연설’줄고 ‘준비된 연설’ 늘듯/달라질 대통령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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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연설’줄고 ‘준비된 연설’ 늘듯/달라질 대통령 DJ

입력
199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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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에 신문보기·독서 어려워/‘깨알글씨 메모지’도 비서관이 대신/각료·당료 등 ‘한밤 호출’ 잦아질듯 정치인 김대중과 대통령 김대중은 어떻게 달라질까.

 우선 어떤 상황에서든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던 달변의 즉석 연설을 접할 기회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김대중 새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 입성함으로써 명실공히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됐기 때문이다. 자구하나 토씨하나의 의미에 엄청난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김대통령도 이미 모든 연설문 작성은 공식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김대통령의 연설문은 각 수석비서관실에서 마련한 말씀자료를 취합, 공보수석실에서 최종적으로 손질을 하게 된다. 따라서 깨알같이 적은 「조그마한 메모지」도 다시 보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말투나 어투는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대선과정에서도 TV토론등을 위해 「사투리 교정」이 여러차례 건의됐으나 그때마다 김대통령은 『자연스러운 게 좋다』며 이를 물리쳤다.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김대통령의 꼼꼼한 신문보기와 독서열이 어떻게 변할지도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거의 모든 신문을 섭렵하면서 관련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려 가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하루중 거의 모든 시간을 국정운영에 쏟아부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문기사의 내용을 발췌·요약한 2차 문건을 활용하는 방식은 택하지 않을 것 같다. 독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다만 독서는 생생한 여론을 접하기 위한 신문읽기와는 달라 발췌·요약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실제로 김대통령의 독서방법은 주요부분을 발췌하거나 다른 사람이 요약·정리한 내용을 읽는 방식으로 이미 바뀌었다.

 일 욕심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야당총재나 대선후보 시절에도 「사람을 만나지 않고 보고서를 검토하거나 독서하는 것」이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었다. 일과시간후 청와대 본관에서 관저로 갈 때도 서류뭉치를 들고 가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정부의 각료들이 청와대로 직접 호출을 당하는 경우도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사람을 불러 관련사항을 확인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따라서 새 정부의 각료들은 한밤중에라도 김대통령의 호출에 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에 관한 한 김대통령은 청와대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청와대를 자신에 맞게 변화시킬 것이란 게 측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장 큰 변화는 김대통령의 마음속에 있을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라는 국난을 국민과 함께 조기 극복하겠다는 「각오」가 날로 새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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