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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미 어정쩡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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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미 어정쩡한 승리

입력
1998.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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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공격 부담 덜어 명분싸움 이겼으나/이라크 벼랑외교에 제재완화 혹붙여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3일 하오(현지시간) 비록 단서조항이 붙기는 했으나 유엔과 이라크간의 합의내용을 받아들였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찰수용합의는 분명 미국에는 절대적인 군사력의 압박을 통해 이라크의 굴복을 받아낸 외교적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딘가 개운치않은, 어정쩡한 결말이라는 분위기가 미 행정부를 감싸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이 그동안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오다 막판 단계에서 절묘한 외교적 탈출을 시도한 것에 미국이 끌려다니는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같다. 때문에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아직 이라크문제는 끝난게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도 이날 유엔과 이라크의 합의를 수용하면서도 『이라크가 합의내용을 존중하지않을 경우 중대한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걸프지역에 배치된 미군병력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현재 중요한 것은 문서로 이루어진 합의서가 아니라 이라크가 과연 그것을 실천하느냐의 여부』라며 무조건적이고 제한 없는 사찰이 즉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유엔과 이라크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만족할만한 수준의 사찰이 이루어질때까지 군사적인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섣불리 미군병력을 철수시켰다가 또다시 사찰문제가 되풀이된다면 미국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국제적 망신이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처음부터 미국의 이라크 개입은 국내외적으로 적지않은 반대에 부딪쳐왔다. 영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제사회가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적극 반대하거나 탐탁지않게 여겼고 국내에서도 비록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군사적 공격에 찬성하는 여론이 다소 우세하기는 했지만 반대여론이 간단치않았다. 따라서 국내외의 여론과 유엔과의 합의를 존중해야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어쩔수 없이 한발 물러선 격이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과 이라크 모두 실리와 명분을 찾을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린 셈이다. 앞으로 사찰의 이행이나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등 후속적인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일단 걸프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적어진 것만은 분명하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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