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새 대통령/취임식 연습후 일산서 마지막 밤 김대중 새대통령은 24일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마지막 밤을 일산자택에서 보냈다. 만감이 교차하는 사저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김대통령의 이날 하루는 취임식준비와 일산자택에서의 가족모임 등으로 채워졌다.
김대통령은 이날 아침 삼청동 임시공관에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아침 운동을 한 뒤 일과를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김중권 대통령비서실장, 박지원 청와대 공보수석, 정동영 국민회의 대변인과 조찬을 함께 하며 보고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과 정권 인수 과정에서 국민회의 당직자들의 노고를 각별히 치하했다고 박지원수석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정대변인에게 『1년10개월 동안 좋은 이미지와 훌륭한 대변인 역할로 공을 세워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김실장 등에게 23일의 DJT회동을 언급, 『김종필 총리지명자, 박태준 자민련 총재와 만족스러운 얘기를 나누었다』며 『함께 국민을 위한 국정을 펼치고, 열심히 일해 나라를 일으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회동결과에 만족해 했다. 조각 인선에 흡족해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김대통령은 이어 상오 10시30분부터 취임식 연습에 몰두했다. 김대통령은 김한길 의원 등 관계자와 함께 취임사를 낭독해 보며 행사 일정을 일일이 챙겼다. 임시공관에서 오찬을 마친 김대통령은 일산 자택으로 돌아가 부인 이희호 여사 등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갖고 마지막 밤을 보냈다.
김대통령은 청와대에 가지고 갈 개인 사물을 정리했고, 청와대로 옮겨진 1만5천여권의 장서목록을 일일이 확인했다.
저녁은 가족모임이었다. 김대통령은 식사도중에도 대통령 가족으로서 몸가짐에 신중을 다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식사를 마친뒤 서재로 올라가 취임사를 재점검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저녁늦게 잠자리에 들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김 전 대통령/“험한항해서 돌아와…” 상도동 귀가
김영삼 대통령은 24일 하오 5시5분 청와대를 떠나 서울 상도동의 사저로 돌아가 첫밤을 지냈다. 자신의 표현대로 『일생에서 가장 영욕이 점철된』 청와대를 작별하는 김대통령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김대통령과 손명순 여사는 본관에서 정문까지 도열한 비서실, 경호실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을 나누었으며 손여사는 결국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대통령 내외는 상도동자택 골목길에 기다리고 있던 주민과 환영객 1천여명으로 부터 환영을 받고 고무된 듯 승용차에서 내려 2백여m를 내려 30분간 걸어 자택에 도착했다. 김대통령은 1층 거실 소파에서 손여사와 나란히 2분가량 묵도를 한뒤 측근인 민주계인사들과 환담을 나누었다. 김대통령은 직접 메모한 종이를 꺼내 『멀고 험한 항해에서 돌아와 고향의 품에 안긴 느낌』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를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속에서 보냈다. 첫 행사는 상오 9시 청와대에서 열린 문민정부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였다. 김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5년간 국정의 여러 분야에서 높은 이상과 의욕을 가지고 변화와 개혁을 추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아쉽고 미흡한 부분이 더 많았다』며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국정을 인계하게 돼 국민과 새 정부에 부담을 주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국정에는 단절이 있을 수 없으며 어제의 국정이 오늘에 이어져 역사를 만들게 된다』고 「역사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퇴임후에 닥칠지도 모르는 「과거 정권 단죄」의 역풍을 감안한 발언인 듯 했다.
김대통령은 상오 10시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 했으며 낮 12시에는 수석비서관들과 고별 오찬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하오 4시45분 청와대 본관 2층 집무실에서 은행법 개정안등 3개 법령안에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서명을 했다.
김대통령은 1층 세종실로 자리를 옮겨 계명대 이원희 교수가 그린자신의 초상화가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 옆에 걸리는 모습을 지켜봤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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