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크다. 이전 정부의 실정이 너무나 컸던 탓인지도 모른다. 『최소한 김영삼정부의 과오만 되풀이하지 않아도 절반은 성공하는 셈』이라는 얘기도 무리가 아니다. 「국민의 정부」가 경계해야 할 일들, 그것은 바로 YS정부 5년의 실책과 직결된다.▷친인척문제◁
문민정부의 최대 패착이 김현철씨로 대표되는 친인척 관리문제였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문제는 전두환 정권때부터 권력핵심부가 앓아온 고질병이었다. 김대중 대통령도 이런 세간의 우려를 의식, 이미 취임전부터 엄격한 친인척관리 의지를 밝혀 놓은 상태다. 지난 22일 취임전 마지막 가족 오찬 모임의 주제도 『절대로 물의를 일으키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생각과는 별개로 주위의 시선에는 여전히 우려가 섞여 있는 게 사실이다. 근거는 다양하다. 『장남이 현역 의원으로 있는등 아들들의 정치참여 욕구가 김현철씨 못지 않게 강해 문제다』 『김대통령때문에 수십년동안 고생해온 친인척들의 보상 욕구가 누구보다 강할 것이다』 『김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에 직간접적으로 공을 세운 친인척들이 상당수이다』는 뒷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이같은 관측들을 기우로 만드는 것이 이제 김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
『내가 당선돼도 절대 정치보복은 하지 않겠다』
김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한 얘기다. 정권교체가 구여권과 유착해 온 사회 각계 기득권층에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김대통령 스스로 잘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 김영삼정부는 출범직후부터 표적사정 논란을 일으킨 정치보복에 나섬으로써 국론 갈등 조장, 통치기반 축소등의 우를 범했다.
김대중정부도 태생적으로는 「보복」의 유혹을 강하게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멀게는 DJ납치사건에서부터 시작해 각종 용공조작, 정치 박해등 사유는 도처에 깔려 있다.
그러나 관건은 결국 사심을 배제한 객관성 확보라는데 이론이 없다. 사법기관을 「사기관화」하지 않음은 물론 사법기관의 「자진 상납」조차도 단호히 뿌리쳐 공정한 사법권행사를 이룩하는 게 급선무이다.
측근정치는 김당선자 본인도 본인이지만 이미 동교동가신으로 분류되는 측근들 스스로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놓은 상태다.
대선과정에서 동교동계 가신들이 『임명직 공직은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 약속이 제대로 이행될 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많은게 사실이다. 청와대수석, 각료등 요직 인선 과정에서 이미 동교동계의 「영향력」은 김대통령의 생각을 뒤바뀌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삼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김대통령이 개방적인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재 풀(Pool)을 과감히 넓히고 여론 수렴기회와 창구를 늘려서 「사람 벽」에 갇히는 우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측근들이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당연한 전제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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