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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 수출지원체계…(흔들리는 수출현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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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 수출지원체계…(흔들리는 수출현장:하)

입력
1998.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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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인력 등 재정비 시급 수출을 위한 기업들의 악전고투에도 불구하고 수출지원체계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정권교체기를 맞아 정부의 수출지원체제가 제대로 작동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고 그나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등 기존의 지원기관들은 무사안일로 일관하고있다.

 지난해 4월 정부 경제단체 민간기업대표등으로 구성된 「무역진흥협의회」가 유야무야된 일은 정부의 수출에 대한 접근자세를 새삼 확인시켜 준다. 수출 입국을 위해 정부가 직접 수출을 챙긴다는 명분으로 출발한 이 모임은 첫회의를 열고 난 뒤 장관들의 바쁜 일정을 이유로 여러차례 연기되다가 현재 실종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3월로 예정된 국가 수출 투자촉진전략회의에도 별 기대를 걸지 않는다. 각료전원과 경제5단체장 기업체대표들이 참석하는 구성도 비슷한데다 무엇보다 정부의 즉흥적이고 무사안일한 대응들을 너무 많이 보아온 탓이다.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수출과 통상관련 업무가 외무부 재경부 산업자원부로 3분된 점도 업계의 걱정이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통상현안이 생기면 주무부처와 협력하면 됐지만 이제 실정도 모르는 외교관료까지 상대해야 할것같다』면서 『수출관련 정책의 조정을 그동안 재경원장관이 맡았지만 이제 교통정리의 주체가 없어 공전되는 사안이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기존의 수출지원체계도 시대흐름과는 정반대로 가고있다. 중소기업수출지원이 주업무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경우 인력 대부분을 선진국에 배치, 개도국 틈새시장을 도외시하고 있다.

 무공의 전체무역관수는 현재 79개국 115개. 무역관은 대부분 아시아(30개) 서유럽(22개) 북미(17개)등에 몰려 있다. 선진국집중현상은 인력배치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해외파견인원 242명가운데 가장 많은 지역은 서유럽(53명)과 북미(44명)인데 반해 동구(19명) 중국(15명) 중남미(24명) 아프리카 중동(26명)지역은 홀대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개도국에는 1인 주재 무역관(스포크)이 대부분이어서 그나마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스포크는 김은상 사장이 96년 취임과 함께 추진한 사업으로 현재 45개로 확대한 상태. 무공의 한 관계자는 『스포크는 혼자서 통상정보 거래알선등의 업무를 처리해야하는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면서 『최근 틈새시장으로 각광받는 아프리카 중남미 동구에 스포크가 집중되면서 시장개척의 길을 스스로 봉쇄하는 자충수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재계에서 해외경영의 성공사례로 타기업의 벤치마킹대상이 되고 있는 대우그룹의 지사와 해외법인 배치를 무공과 비교해보면 시사점이 많다. 대우의 세계경영은 철저한 신흥시장과 개도국 공략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우가 많은 법인과 지사를 갖고있는 국가는 중국(76개) 베트남(29개) 우즈벡(32개) 폴란드(31개) 등이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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