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쇠조끼입고 하루 만m 달려 “독종” 별명/허약체질 이기려 스케이트 입문/태극마크 10년 연금도 3억 돌파/“장래 대학교수·IOC 위원이 꿈” 『무엇보다 어려운 국민들에게 위안을 드리게돼 기쁩니다』
「세계 쇼트트랙의 여왕」 전이경(22·연세대 체육교육3) 선수가 마침내 세계빙상계의 신화로 우뚝섰다.
지난 94년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의 1천m와 3천m 계주에서 금메달 2개를 딴데 이어 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또다시 우승, 2연패의 위업과 함께 한국선수로는 올림픽을 통틀어 최다금메달(4개) 획득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5백m서 행운의 동메달까지 따내 출전 전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한국스포츠사상 신기원을 이루어 냈다.
전선수의 쾌거는 사실 일찌감치 예상돼 왔던 것. 6세때 허약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전선수는 신반포중 1년때인 88년 쇼트트랙으로 입문, 이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무려 10년간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어왔다. 특히 95년부터는 기량과 체력이 절정에 올라 3년연속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는 깨어지기 힘든 대기록을 세웠으며 올시즌에도 역시 국제빙상연맹(ISU)으로부터 여자쇼트트랙에서 부동의 종합랭킹 1위로 인정받았다.
전선수의 「신화」는 남다른 집념과 승부욕의 소산이었다. 163㎝ 55㎏의 평범한 체격조건에 평소 내성적이고 새침한 성격인 전선수는 아무리 혹독한 훈련도 한마디 불평없이 받아들여 「독종」이란 별명을 얻었다. 7㎏의 쇠조끼를 입고 하루 1만m를 내달리고 남자선수들도 혀를 내두르는 불암산유격훈련까지 받아내는 것을 보고 주위에서 놀랄때마다 전선수는 『정상에 서려면 남과는 다른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전선수는 지난해 무주·전주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뜻밖의 부진으로 슬럼프에 빠졌지만 결국 이같은 정신력으로 극복해냈다.
이날도 전선수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33의 27 집에는 가족과 이웃 20여명이 몰려들어 감격을 함께 나눴다. 전선수의 아버지 전우성(52·사업)씨는 『이경이가 정말 우리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며 『어서 빨리 장한 우리 딸을 보고 싶을 뿐』이라고 대견해했다.
레이스내내 딸의 이름을 부르며 안절부절못했던 어머니 채복자(49)씨는 『토요일 태릉선수촌에서 나와 일요일 오후에 들어갈때마다 힘없어 보이는 뒷모습에 가슴이 미어졌었다』며 『이제 편히 쉬게 하고 싶다』고 목이 메었다.
대학교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것이 꿈인 전선수는 1년쯤 뒤 은퇴, 최소한 3개국어와 체육학 공부에 전념할 계획이다.
릴레함메르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3차례 우승으로 이미 2억2천여만원의 연금을 받은 전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냄으로서 9천8백60만원을 추가, 연금액수도 3억원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유승근·이영태 기자>유승근·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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