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원)화의 평가절하 여부가 아시아 금융위기의 앞날과 맞물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17일 워싱턴서 열린 22개국 재무차관회의에서 중국대표는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주룽지(주용기)부총리를 비롯, 숱한 경제관료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 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평가절하라는 「유령」은 위안화 주변을 끊임없이 맴돌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동남아가 쥐고 있던 저기술 상품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해 왔다. 이것이 동남아경제 붕괴의 한 원인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이후 동남아 국가들이 통화가치 폭락으로 다시 수출 경쟁력을 일부 회복했다.
반면 중국은 두자릿수를 기록하던 경제성장률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살아남으려면 위안화의 평가절하외에는 길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이 94년 인위적 평가절하를 단행, 수출 확대를 꾀했던 전례를 지적한다. 더구나 대량실업으로 인해 사회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터라 중국이 평가절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환보유고 1,400억달러로 세계 2위인 중국은 오히려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평가절하는 외국자본에 의존한 기반산업의 붕괴와 내수시장의 위축 등 국내적으로 엄청난 타격이 뒤따르므로 중국이 인위적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원하든 원치 않든 평가절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점이다. 동남아 평가절하의 영향이 현실화하는 올 하반기께가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견해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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