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상품 따라 금융권 넘나들며 기업대출 위축시키고 금리인하까지 막아/5억이상 큰손 2만명 연 이자소득만 5억 챙겨/부동산·주식으로 몰릴땐 경제거품 재연 우려 30조원에 달하는 단기부동자금이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돈이 장기로 운용되지 못하고 고수익상품을 따라 금융권에만 떠다님에 따라 결국 기업대출이 위축되고 금리하락도 가로막고 있다. 특히 이자만 연 5억원이상이 가능한 큰손 예금주 2만여명이 부동자금의 주인공들로 이들만 고금리시대를 만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그 규모는 최소 3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관계자는 『작년 1년간 예금은 증가규모가 전년보다 3조이상 줄어든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 표지어음등 단기상품은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며 『특히 단기신탁상품인 신종적립신탁은 2개월만에 무려 은행 종금등에서 37조5,000억원(15일 현재)의 자금이 몰렸으며 이는 대부분 부동자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주 신종적립신탁의 폐지로 금융권에는 「자금대이동」이 다시 시작돼 은행신탁계정에서는 이달에만 2조5,000억원의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신종적립신탁만기가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6월이후 금융권에는 30조원 안팎의 폭발적 자금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투신사는 고금리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몰리기 시작, 지난달 9조2,000억원에 이어 이달들어서도 4조4,000억원의 자금이 흡수되고 있다.
한 은행관계자는 『고수익상품을 쫓아 시중자금이 마구 옮겨다님에 따라 금융기관들 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매입등 장기로 운용하지 못하고 콜자금 등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회사채 최대매수처인 투신사로 돈이 몰리는데도 회사채 금리가 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금의 단기부동화는 돈을 금융권에만 맴돌게해 기업대출을 위축시키고 장기채권 매수기반을 와해시켜 시중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금융계는 만약 이같은 부동자금이 한꺼번에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몰릴 경우 경제에 엄청난 거품을 초래할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 고금리계좌 등에 5억원이상을 예치하고 있는 개인은 모두 2만명이며 이들은 계좌당 약 27억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금종류별로는 ▲저축성예금이 9,000명에 6조5,710억원(1인당 7억3,000만원) ▲금전신탁은 8,000명에 40조4,800억원(1인당 50억6,000만원) ▲CD가 3,000명에 6조9,610억원(23억2,000만원)등이다. 이들은 고금리정책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연간 이자소득만 약 5억원을 챙기고 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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