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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 유출로 업계 1조2,500억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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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 유출로 업계 1조2,500억 손실

입력
1998.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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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수준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LG반도체의 D램기술 대만유출 사건은 전현직 연구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반국가적 산업스파이 행위라는 점에서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첨단기술인 64메가D램 3세대 반도체의 핵심기술이 대만 NTC사로 상당부분 유입된 것으로 밝혀져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적어도 1조2,5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삼성전자는 약 3,500억원의 직접적인 연구개발비 손실을 입었으며 국내 반도체 3사는 향후 3년간 약 7억달러(9,0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사건은 직접적인 손실외에도 우리나라를 맹추격중인 대만 반도체업계의 제품개발 및 양산시기 단축으로 인한 국가경쟁력 약화, 64메가D램 공급과잉으로 인한 국내업계의 이익감소, 국내 연구원들의 사기저하등 유무형의 피해를 가져 왔다.

 이와함께 이번 사건으로 전현직 연구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기업의 엄청난 보안장치를 뚫고 기술을 빼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핵심기술의 보안 및 산업스파이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피의자들은 국내 임금의 2∼5배에 해당하는 급여와 성과급, 주식옵션 등 파격적인 조건에 눈이 멀어 핵심 기술서와 디스켓, 주간회의록 등을 무차별적으로 복사·절취했으나 회사의 각종 보안장치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여기에 국내 산업스파이 처벌규정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건은 개별기업의 피해가 아니라 국가자산의 해외 불법유출』이라며 이같은 기술유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강력한 영업기밀보호법을 제정해줄 것을 촉구했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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