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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벌 머독 야심에 영국 의회 ‘딴죽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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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벌 머독 야심에 영국 의회 ‘딴죽걸기’

입력
1998.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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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타임스 판매가인하 확장전략에 저가정책금지 ‘경쟁법수정안’ 통과 영국 의회가 「세계 미디어계 황제」 루퍼트 머독(66)의 끝없는 야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영국 상원은 9일 경쟁지 도태를 목적으로 한 신문사의 저가정책을 금지한 경쟁법(Competition Bill) 수정안을 찬성 121표, 반대 93표로 통과시켰다. 야당인 자유민주당이 발의한 수정안은 노동당 정부가 내놓은 기존 법안에 신문사의 지나친 지대 인하 금지를 추가한 것. 이는 순전히 머독이 발행인으로 있는 「더 타임스」의 시장확대 전략을 겨냥한 것이다.

 더 타임스는 최근 월요판과 토요판 값을 35페니에서 20페니로 대폭 낮췄다. 경쟁지인 데일리 텔레그라프와 인디펜던트의 값은 45페니. 타임스측은 이 조치가 판매부수 확장을 위한 사업전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문업계는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타임스의 저가전략은 힘없는 경쟁지, 특히 인디펜던트를 궤멸시키려는 음모의 일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전통적으로 언론의 다양성을 존중해온 영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의회에서도 「반 머독」 분위기가 급속 확산됐다. 여당인 노동당 의원 23명도 당의 방침을 어기고 수정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비판자들은 특히 머독이 다른 사업에서 얻은 수익을 타임스에 쏟아붓는 것은 공정경쟁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호주출신의 미국 시민권자가 영국의 대표적 신문, 방송을 거머쥐고 있는데 대한 반발감도 한몫하고 있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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