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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재벌 발상전환 못했다”/재계태도에 강력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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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재벌 발상전환 못했다”/재계태도에 강력대응

입력
1998.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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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않고 엉뚱한 요구 하다니…/회장·기조실체제 “제1 걸림돌” 비상경제대책위측은 14일까지 제출토록 요구한 기업구조조정안과 관련, 기업 개혁이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한다. 기업들이 4백억달러로 추산되는 자체 외채를 갚거나 만기연장하기 위해서라도 외국투자가들이 요구하는 경영투명성과 책임경영체제를 조속히 확보,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책임도 지지 않는 임의기구인 회장·기조실이 경영을 좌우하거나 이익금을 다른 계열사로 빼돌리는 상황에서 어떤 외국투자가가 돈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기업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개혁이 기업에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라기 보다 기업의 생존과 나아가 국가 경제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외환위기가 사실상 계속되고 있는데도 기업들이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금융부분의 단기외채가 중·장기외채로 전환돼 당장 눈앞의 「국가부도」는 막았지만 기업들이 개혁에 적극 참여하지 않을 경우 외국 정부와 투자가들이 새 정부의 개혁의지와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또 다시 외환위기가 닥쳐올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비대위는 재계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회장·기조실을 당분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상호지급보증채무를 신용대출로 전환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해오는데 대해 『재계가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총수중심의 기존 경영체제에서 사고를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계가 생존권이 걸린 정리해고까지 받아들이며 경제살리기에 동참하고 정부와 정치권도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는데도 기업들만이 개혁에 불참할 경우 어렵게 마련된 고통분담 분위기가 깨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용환 비대위원장은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되고 김대중 당선자와 재계총수가 개혁원칙에 합의한 지 한달여가 지나고 있는데도 재계가 「너무 촉박하게 밀어붙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개혁의지가 없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특히 기업들의 상황인식과 개혁의지가 부족한 것은 기존 경영체제의 중심축이었던 회장·기조실이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총수의 사조직이나 다름없는 회장실 기조실 인원들이 새로운 경영체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기업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대위는 기업개혁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회장실 기조실이 우선적으로 폐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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