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청소당번은 박 사무관” 「오늘 청소당번은 박사무관, 내일은 김주사…」 정부 세종로청사와 과천청사에서 공무원들이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쓰레기통을 나르는 풍경을 곧 보게 될 것 같다. IMF구제금융이후 총무처가 예산절감을 위해 청소 용역직원들을 대폭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주중 사무실마다 놓여있던 쓰레기통이 없어진다. 대신 복도에는 대형 쓰레기분리수거함이 설치돼 공무원들이 스스로 쓰레기를 내다 버려야 한다. 이것만 실천해도 연간 7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조만간 사무실 청소도 공무원들 몫이 된다. 용역회사에 매일 맡겼던 청소를 주 2회로 줄이고, 나머지 5일은 공무원들이 쓸고 닦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청소횟수만 줄여도 연간 35억원이상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
웬만한 경제사정이었다면 공무원들 사이에 『꼭 이래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왔겠지만 『벌써부터 그랬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오히려 수용하는 분위기다. 다만 누가 빗자루를 들고 걸레질을 하느냐가 고민거리일 뿐이다. 일부 하위직과 여직원들은 벌써부터 『우리에게 도맡길 생각은 하지도 말라』며 선수를 친다.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 한 공무원은 『IMF구제금융 여파가 이렇게 클 지 몰랐다』며 『학창시절의 청소당번 기억이 새롭다』고 말했다.<이충재 기자>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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