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낙점 싸고 DJ주변 파워게임 양상 「김대중 청와대」의 인선을 위한 「3일」동안의 공개 검증기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복수로 추천된 당사자나 이들의 최종 낙점을 둘러싸고 파워게임 양상까지 보였던 당선자측 주변 인사들에겐 더욱 그랬다. 가장 극적인 반전은 정무수석을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문희상 전 의원과 이강래 당선자특보 사이에 이뤄졌다. 상황은 9일 이후 거센 역류를 탔다. 가신그룹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주요 당직자들이 당선자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전해진 이특보의 정치적 미숙을 문제삼아 앞다투어 「불가」를 진언하고 나섰다. 가신인 김옥두 의원등은 9일 밤 삼청동 안가에서 당선자를 직접 만났다. 9일 낮 이미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김중권 당선자비서실장은 당선자에게 상황변화를 보고했다.
김당선자는 이때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서열을 따지느냐』면서도 『의견을 더 수렴하라』고 한발 물러났다. 한때 최종발표 연기까지 검토되기도 했으나 김비서실장이 당내 인사는 물론 주요 야당관계자를 연쇄 접촉한 결과를 들고 9일 밤 다시 삼청동을 찾았을 때 명암이 갈렸다. 심야보고를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힌 김당선자는 발표 2시간전인 10일 상오 8시께 『당의 의견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 전 의원의 손을 들어 줬다. 문전의원은 총재비서실장을 지내 당선자의 의중에 정통할 뿐 아니라 야당에도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게 장점으로 거론됐다는 후문이다.
사회복지 수석도 정무수석에 버금가는 진통을 겪었다. 윤성태 전 보사부차관이 의료보험통합 반대경력때문에 일찌감치 탈락된 이후 이근식 내무차관이 유력하게 부상했다. 그러나 이차관도 사실여부와는 관계없이 경력시비에 걸려 결국은 낙마할 수 밖에 없었다. 김실장이 최종 낙점된 조규향 부산외대총장에 대해 8일 『가볍게 보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미뤄 이때 가닥이 잡혔다는 게 중론이다. 조총장에 대해선 출신지가 경남이어서 지역안배 차원과 김실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이 크게 작용 했다는 후문이다.
외교안보수석은 당선자가 박용옥 국방부정책기획실장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나 결국 외교·안보·통일을 두루 거친 임동원 아태재단사무총장이 낙점됐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임총장이 「격」에 얽매이지 않고 수락의사를 밝힌 것도 주효했다고 한다. 경제수석에 내정된 김태동 성균관대교수는 사상, 경력등에서 떠도는 말이 많았으나 이미 후보발표전에 「이상 무」판정을 받은 상태여서 일찌감치 낙점을 받아두고 있었다. 사실상 무경합으로 정책기획수석에 내정된 강봉균 정보통신부장관은 이미 1일 삼청동 안가에서 김당선자와 독대를 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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