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라고 한다. 일본 도쿄올림픽 때 경기장 확장을 위해 지은 지 3년 되는 한 집을 헐게 됐다. 지붕을 벗겨내는 데 도마뱀 한 마리가 발견됐다. 꼬리에 못이 박힌 채 움직이지는 못하고 살아 있었다. 어떻게 그 모양으로 3년을 죽지 않고 있었을까. 인부들이 며칠을 관찰해 보았더니,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하루에도 몇번씩 꼬리에 못박힌 도마뱀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더라는 것이다. 80년대 후반 밀리언셀러가 됐던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44)씨가 새로 낸 에세이집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사계절 발행)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다.
지금 한국사회와 그를 둘러싼 환경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한 단어로 나타내면 그것은 「돈」이고, 그것을 획득하거나 잃지 않기 위한 정글의 논리야말로 아마 유일하게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생존의 방식일 것이다. 두 도마뱀이 보여준 사랑과 헌신이야말로 바로 이러한 시대의 인간에게 절실한 덕목이 아닐까.
도씨는 주변의 자잘한 일상, 문학작품 한 구절, 옛 성현의 경구 등을 들려주면서 아주 쉽고도 나지막한 어조로 우리에게 사색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하종오 기자>하종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