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소장파 「정무」놓고 불만 표출/어제 한때 “발표연기” 술렁… 하오에야 “문제 풀렸다”/DJ 당의견 수용 이 특보 후일기약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청와대수석 인선작업이 9일 막판에 심하게 요동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했던 날짜를 불과 하루 앞두고 김당선자가 「인선발표 연기」를 심각하게 검토했을 정도로 인선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중권 당선자비서실장은 이날 상오 두 차례의 기자간담회때만 해도 『발표는 예정대로 하며 인선도 공개후보 안에서 이뤄진다』고 확언했다. 그러나 낮에는 『공개검증과정에서 제기된 몇가지 문제들을 좀 더 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발표연기방침을 밝혀 주변을 술렁이게 했다. 「예고 준수」가 결정된 것은 김실장이 하오 2시께분부터 30여분여동안 국민회의당사에서 김당선자를 만나고 나서. 김실장은 『모든 문제가 풀렸다』고 했다.
막판 진통의 배경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는 『좁게는 일부 수석의 인선, 넓게는 주도권 확보를 염두에 둔 핵심인사들간의 신경전』이 본질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당사자도 좁게는 동교동가신그룹내 소장파와 중진그룹, 넓게는 구야권출신 「기존주주」들과 대선기간 영입된 「신실세그룹」으로 나눠져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관측을 우선적으로 대입할 수 있는 부분은 정무수석과 사회복지수석. 정무수석의 경우 이강래 총재특보의 발탁여부를 둘러싸고 동교동 기존 가신그룹과 소장 측근그룹간에 보이지 않는 「전선」이 형성됐다. 먼저 공세적으로 나온 측은 소장 측근인사들. 이들은 이수석의 이름이 알려진 7일 저녁부터 『이특보는 「허수」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제기되자 즉각 행동에 나서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했다.
이에 힘입어 8일들어 이특보의 「대세론」이 형성되자 이번에는 동교동 중진가신그룹들이 움직였다. 야당시절부터 「서열」을 중시해온 이들의 시각에서 40대중반의 신진인 이특보의 청와대 수석진입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인 셈이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이특보의 정치경륜부분을 집중 거론했다.
결국 이특보는 막판까지 문희상 전 의원과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경합을 벌였다. 김당선자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김당선자는 9일 저녁까지도 확실한 언질을 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무수석부문에서 촉발된 여권 안팎의 인선논란은 금세 인선의 「상당부분」으로 비화했다. 구여권출신 전문관료들로만 채워진 사회복지수석 후보 명단이 공격거리가 되면서 인선을 「주도」한 측에게도 화살이 겨눠졌다. 경제수석후보들에 대한 재계와 일부 언론의 비판도 이들에겐 호재였다. 김당선자와 야당시절을 동고동락했던 인사들이 공격의 선봉에 섰던 점에 비춰보면 이들의 소외감이 표출됐다고 봐야 한다. 이 와중에서 몇몇 중진들은 「여론 전달」의 명분을 빌려 인선안을 직·간접적으로 비판 했다는 얘기도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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