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산업 전문경영인체제로 출범하면서 한국일보가 우리 언론사에 새지평을 열어 나갑니다.
한국일보는 한국언론사상 처음으로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단행했습니다. 본격적인 언론전문경영체제를 출범시켰습니다.
한국일보가 지향하는 언론전문경영체제는 신문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무한경쟁시대에 경쟁력을 강화함과 아울러 언론기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입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사회적공기를 자임해 온 언론이 구시대적 행태를 답습할 수는 없습니다. 언론 스스로 민주적 개혁을 도외시한 채 그 누구에게 개혁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일보의 전문경영체제는 바로 이같은 우리 언론의 구각을 깨자는 것입니다. 한국일보의 주주들도 이런 취지에 공감하고 흔쾌히 참여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한국일보가 누구보다 먼저 언론전문경영체제라는 개혁의 단안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 대선과정을 통해 한국일보에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언론은 지난 대선과정의 보도를 통해 각자 뚜렷한 지향과 성격을 노출한 바 있습니다. 권력 혹은 금력을 비호하는 신문, 보수 기득권보호에만 급급한 언론…. 보도와 논조가 명백히 차별화되었습니다. 한국일보는 이 과정에서 어떤 편견이나 치우침 없이 오로지 선거보도의 생명인 「공정성」유지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국일보에 대한 내외의 평가 역시 그러했다고 감히 자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가 사시인 춘추필법의 정신, 불편부당의 자세에 충실했던 까닭입니다.
한국일보는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문경영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신문의 독자만족시대를 열어 가겠습니다. 한국일보는 독자에게 강요하는 신문이 아니라 독자가 찾아보는 신문이 되겠습니다. 독자가 요구하고 궁금해 하는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서비스할 것입니다. 독자와 신문이 서로 주체가 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쌍방채널의 서비스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동시에 신문의 공정성과 공익성에도 충실하겠습니다. 그것은 신문이 특정세력, 특정재벌, 특정계층과의 유착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한국일보는 아울러 6·25이래 최대의 국난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일보는 지난 54년 6·25의 잿더미 속에서 한국일보를 일으켜 세운 창간발행인 장기영 선생의 불퇴전의 정신을 되살려 IMF난국을 극복하는데 언론계의 향도가 될 것입니다.
21세기 초입에 한국일보는 독자와 함께 「세계 최고의 정론지」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제2의 창간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난 한국일보에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격려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일보사 발행인·사장
박병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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