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기러기 러시아방사/철새경로따라 일 돌아와 멸종 위기의 조류를 인공번식해 야생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서 인공번식된 세계적 희귀종 흰기러기를 러시아에서 풀어놓은 결과 계절에 맞게 일본으로 되돌아 온 것이 확인됐다. 또 세계 최초로 황새를 인공번식시켜 야생화하는 계획이 실행단계에 들어갔다.
일본 센다이(선태)시 야기야마(팔목산) 동물공원은 최근 인공번식시켜 러시아에 풀어 준 흰기러기 가운데 세마리가 미야기(궁성)현 후루카와(고천)시의 논에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인공번식된 철새가 야생 경로를 따라 이동한 것은 생태계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보여주는 것. 일본은 철새에 전자발신 장치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등 오랫동안 동북아 지역 철새연구에 공을 들였지만 인공번식된 철새가 계절에 따라 바다를 건너 온 것은 처음이다.
동물공원측은 94년부터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캄차카생태학연구소와 공동으로 흰기러기의 인공번식에 착수, 그동안 106 마리를 번식시켜 63마리를 캄차카반도 남쪽 에카르마섬에 풀어 놓았다. 이번에 에카르마섬에서 약 1,650㎞ 떨어진 후루카와시에서 확인된 흰기러기는 지난해 8월1일에 풀어 준 33마리 가운데 세마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흰기러기는 목에 흰색 털이 난 기러기로 알류산 열도와 지토리(천조)열도가 번식지이고 북미 서해안과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데 최근에는 그 수가 격감, 「절종 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한편 한국인들의 오랜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황새의 야생화 계획도 눈길을 끌고 있다. 효고(병고)현 도요오카(풍강)시 현립 황새증식센터가 추진중인 이 계획은 우선 인공번식법을 이용해 수를 충분히 늘린 다음, 적응훈련을 거친 황새를 야생의 세계로 돌려 보내는 것이다.
증식센터의 마쓰시마 고지로(송도흥치랑·56)소장은 24년 동안 황새 인공번식에 매달려 마침내 89년에 첫 성공을 기록했다. 그가 황새 사육을 시작한 65년 당시 일본에는 도요오카시를 둘러싼 효고현 북부 다지마(단마)지방에 9마리, 후쿠이(복정)현에 세마리의 황새가 있었을 뿐이었다. 중국과 대만 황새를 데려와 인공번식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89년 러시아에서 기증받은 6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사육 상태에서 두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이후 인공번식이 성공, 현재 47마리로 불어났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선 네마리의 황새가 증식센터에 있는 번식·순화 장소로 옮겨졌다. 앞으로 황새 수가 늘어 나는 것을 지켜봐 가며 모두 60마리의 황새에게 습지대 훈련장에서 먹이를 잡고 하늘을 나는 훈련을 시켜 일부를 자연의 품으로 날려 보낼 계획이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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