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신청결정→16일 캉드쉬합의/19일 발표약속 어기고 21일 공식발표/미 불신초래 수세 몰려 정부는 지난해 11월16일 극비 방한한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3일후인 19일 IMF구제금융신청을 발표키로 약속했으나 이를 파기, IMF와 미국의 깊은 불신을 사게됐고 미국의 불신이 결국 구제금융협상에서 한국을 수세적으로 몰고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는 11월10일 이미 IMF 긴급자금 지원 요청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19일 금융시장안정대책 발표때 포함시킬 방침이었으나 새 경제팀의 발표문에는 이부분이 빠져 있었다. 임창열 신임부총리가 이날 강경식 전 부총리에게서 인계받은 발표문안에 들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 임부총리측의 주장이다.
5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1월5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한국 금융위기는 태국보다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며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지도 모른다」고 타전한 이후 세계 유수의 신문들도 이를 보도하자 위기감을 느껴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 결과 강 전 부총리와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은 IMF 지원요청이 불가피하다고 결정, 11월10일 김대통령에게 『금융개혁법안 통과와 IMF 지원요청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보고, 승인을 받았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강 전 부총리팀은 그 이후 IMF측과 본격적으로 접촉을 벌인 결과 11월16일 캉드쉬 총재가 비밀리에 방한해 강 전 부총리 등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우리측은 IMF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정기국회폐회 다음날인 19일 발표할 금융시장안정대책에 이 사항을 포함시킬 것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캉드쉬 총재는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신임부총리는 11월19일 금융시장안정대책 발표내용에서 IMF 관련사항이 제외된 것을 모른채 발표했고 이에 IMF와 미국의 관계자들이 크게 놀라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경제팀 경질과정에서 누군가에 의해 IMF부문이 빠져버렸다는 추론이다. 임부총리는 이틀후인 11월21일 IMF 긴급자금지원 요청을 공식 발표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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