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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사지 10층석탑 ‘조선 500년보다 더 고달팠던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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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사지 10층석탑 ‘조선 500년보다 더 고달팠던 30년’

입력
1998.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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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비로 급속 부식… 보존대책 시급 산성비 등으로 인해 옥외에 있는 대리석 문화재가 실내에서보다 7.7배나 빨리 부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 환경대학원 김윤신 교수팀은 96년 1월부터 최근까지 원각사지 10층석탑과 유사한 대리석 시편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과 광화문에 노출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탑골공원의 경우 1년에 0.114㎜씩 부식이 이뤄졌으며 부식속도는 여름철이 겨울철보다 높았다. 김교수는 『실험결과로 추정할 때 원각사지 10층석탑은 지난 30년간 3.4㎜정도의 부식이 이뤄졌으며 이는 조선시대 500년동안의 부식량보다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각사지 10층석탑은 산성비 등의 영향으로 석회암이 많은 석탑 표면에 1∼4㎜ 정도의 요철이 무수히 생겼으며 옥개석 처마의 안쪽 부분이 검게 변했다. 또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전처리중인 경천사 10층석탑(국보 제86호)도 1∼2㎜의 요철이 생기고 산성비에 녹아 포도송이 모양의 침전물이 발생한 상태이다.

 연구팀은 이밖에 탑골공원내 원각사비(보물 제3호), 경복궁등 5대궁 역시 산성비로 인해 비문이 지워지고 단청이 심하게 부식됐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전국의 문화재, 미술품 중에서 그 재질이 산성비의 영향을 받고 있거나 그럴 것으로 예상되는 문화재를 이른 시일내에 조사, 더 이상의 손실을 방지하는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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