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틈타 무차별 접근 잇달아/첨단기술 대규모 해외유출 우려 국내 유망 벤처기업들이 오랫동안 공들여 개발한 첨단 고급기술들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갈 위기에 놓였다. IMF체제이후 극도의 자금난을 겪고있는 국내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외국법률회사나 외국기업, 펀드매니저 등이 집중적인 기업사냥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 기업사냥꾼들이 관심을 보이는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첨단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중인 회사들이어서 전문가들은 핵심기술의 대규모 해외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폰 소프트웨어를 개발, 명성을 얻은 W사는 올들어 미국 일본 대만 등지의 7개업체로부터 합작, 또는 투자제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전문 법률회사인 미국의 A로펌은 최소 3백만달러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 투자하겠다고 「파격적」인 제의를 해왔다.
이 회사가 보유한 인터넷폰 소프트웨어기술은 세계적으로 극소수 기업만 개발, 보유한 것으로 시장성이 엄청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W사 관계자는 『외국업체와 합작할 경우 당연히 노하우가 유출되고 결국은 M&A까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국내업체가 투자를 꺼려 사업을 위해서는 외국자본을 무한정 거부할 수만은 없는 사정』이라고 말했다.
유·무선 정보통신장비 개발 및 제조업체인 T사 역시 미국의 한 회사와 투자협상이 진행중이다. 불과 2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이 회사가 개발한 컴퓨터 랜(LAN)스위치는 미국시장내에만 5백억달러이상의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큰 관심을 보이던 대기업들이 IMF사태이후 모두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며 외국기업과의 합작이 불가피하다고 실토했다.
한편 금융투자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L사는 지난달 말 미국투자자의 대리인을 자처한 한국인 브로커로부터 사업계획서와 전망서를 보내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아이디어 도용을 우려, 포기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이 대개 자본금 10억원이하로 영세해 50만달러이하의 적은 돈만 투자해도 첨단기술력 확보는 물론, 성공시 수백배의 이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유망벤처기업을 찾기위한 한국인 대리인만 수천명이상에 이른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정진황·윤순환 기자>정진황·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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