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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초비상/M&A허용·출자제한 폐지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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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초비상/M&A허용·출자제한 폐지 파장

입력
1998.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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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먹히고… 정글법칙만 통한다/외국인·경쟁사 무차별사냥 예고/돈줄말라 방어실탄 마련에 부심 국내외 기업간 인수·합병(M&A)의 빗장이 풀리고 총액출자제한이 폐지됨에 따라 재계는 힘(돈)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를 맞게 됐다.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가 허용되고 그동안 기업사냥의 「방패」역할을 해온 출자총액한도제와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전면 폐지되면서 「정글의 법칙」만이 통하는 냉혹한 생존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재계는 특히 최근들어 기업들의 주식값이 바닥으로 떨어진데다 고금리 여파로 돈줄이 말라 M&A공세에 맞설 「실탄」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경영권 방어에 초비상이 걸렸다.

 ▲강자만이 살아남는다=경영권 보호막이 사라지면서 상장기업 모두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국내외 기업의 사냥감이 됐다. 특히 외국인들이 이사회의 동의없이 취득할 수 있는 지분이 10%에서 33%로 늘어남에 따라 대주주의 견제를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됐다. 극단적으론 돈만 있으면 어떤 기업도 삼킬 수 있는 약육강식의 원리만이 통하게 되었다.

 물론 기업의 자사주 취득한도도 현행 10%에서 33.3%로 확대돼 적대적 M&A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장치는 마련됐으나 돈가뭄에 시달리는 기업 여건상 이같은 「맞불작전」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재계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국내 경쟁사의 공격위험에도 노출돼 안팎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을 전망이다.

▲기업사냥 러시예상=지난해말 이후 외국자본 유입이 봇물을 이루면서 일부 우량기업들은 이미 외국인 세력이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최근 미국계 투자신탁회사인 아팔루사사가 대우그룹을 제치고 대우통신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작년말 29%에서 1월말 34.97%로 급증, 삼성측 지분을 앞섰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치 및 주가가 폭락하면서 상장기업의 가격이 「헐값」이 된데다 기업마다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어 외국인들은 M&A의 최대호기를 맞았다. 현대자동차 유공 국민은행 등의 시가총액은 1조원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라 불과 2억∼3억달러만 있으면 30%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에 광범위한 영업망을 구축한 유통업체나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 독과점지위를 누리는 기업 등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앞으로 기업사냥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재계 경영권방어 비상=재계는 앞으로 적대적 M&A뿐만 아니라 주식을 매집한뒤 경영권을 미끼로 이를 비싼 값에 되팔려는 「그린메일러」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주식보유현황을 수시로 체크하는 M&A감시체제를 구축하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백기사(우호세력)」를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현대정공 등 일부 계열사를 대상으로 자사주를 나눠주는 스톡옵션제와 자사주 취득 임직원에게 회사가 나중에 일정비율의 주식을 무상지급하는 스톡퍼처스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LG와 대우는 핵심계열사에 대한 자사주 취득, 우호세력 확대로 M&A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SK는 계열사지분을 대량 보유한 지주회사가 M&A 당할 경우 여타 계열사까지 연쇄적으로 M&A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어책을 마련중이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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