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대길, 4일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독립문소공원에서는 또다른 이웃사랑이 펼쳐지고 있었다. 회갑을 맞은 김정숙(여·서울 서초구 서초동)씨 가족이 노인들을 위해 점심상을 차린 것이다. 독립문소공원은 영패션 사장 김종은(50)씨가 15년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무의탁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곳. 그러나 이날은 김정숙씨 가족이 회갑연을 포기하고 그 비용으로 이 곳을 찾는 400여명의 노인들을 위해 잔칫상을 마련했다.
김정숙씨는 건축자재업을 하는 남편 이상윤(65)씨와 2남2녀의 장성한 자녀를 둔 유복한 가정주부. 회갑을 맞은 김씨는 잔치를 하자는 가족의 권유에 동네어른들에게 떡과 술을 대접하며 회갑연을 대신했던 친정어머니(10년전 작고)의 모습을 떠올렸다. 김씨는 둘째아들 준엽(34)씨를 조용히 불러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노인들에게 식사나 한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준엽씨는 남산공원 종묘공원 등을 전전하며 어머니의 뜻을 이행할 만한 곳을 찾았다. 독립문소공원에서 무의탁 노인들의 점심식사를 살펴본 준엽씨는 김종은 사장을 찾아가 어머니의 뜻을 전하고 회갑연을 위해 모은 150만원을 내놓았다. 김정숙씨 가족의 정성에 김사장도 100여만원을 보탰고, 이날 무의탁 노인들은 따뜻한 잔칫상과 함께 사랑의 양말도 선물로 받았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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