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인하 또다시 환율불안 위험”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실무협의단장은 3일 고금리정책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기고문을 재정경제원을 통해 직접 보내왔다. 이같은 기고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자신의 견해가 언론에 굴절보도되거나 혹은 한국정부에 의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IMF와 단계적 금리인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기고문에 나타난 나이스 단장의 결론은 상당히 다른 뉘앙스여서 주목된다.<이성철 기자>이성철>
기고문 요약(서문생략)
한국은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어왔고 시장신뢰회복과 투기억제, 환율안정을 위해 고금리는 불가피하다. 모든 사람들이 고금리가 최우선 정책목표임은 인정하지만 그 대가로 은행과 기업들이 고통을 받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것이 딜레마다. IMF는 조기경제회복과 외환위기극복을 위해선 외환시장이 지속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이 대가를 수용할 것을 권고해왔다.
한국정부가 경제개선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국제금융계가 금융지원을 가속하며 외채협상이 잘 끝났고 경상수지가 빠르게 개선된다는 점은 확실히 좋은 소식이다. 외환위기가 풀리기 시작했고 과도하게 평가절하됐던 원화가치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완화를 위한 계기는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 환율안정이 있어야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시작이며 외환시장도 정상화로 가는 중이다. 인내가 필요하다. 외환위기 이전수준으로 금리를 성급하게 낮출 경우 은행과 기업에 또다시 고통을 주고 경제회복을 지연시키는 환율불안상태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중략)
고금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불행히도 위기시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가까운 시일안에 IMF팀은 고금리정책과 관련해 경제를 질식시키지도 않고 환율불안상태로 되돌아가지도 않을 방법이 무엇인지 한국정부와 논의할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구축이며 특히 구조개혁과 건설적 논의가 필요하다. 한국민들과 국제사회 신뢰가 보다 빨리 건실해질수록 금리정책의 딜레마도 빨리 해소될수 있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