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엔 시련… 외자유입은 촉진 외국자본에 의한 기업사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안에 외국인주식투자가 완전개방될 예정인 가운데 외국인의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이 전면 허용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자본이 국내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무혈입성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비상경제대책위원회의 방침이 확정될 경우 「외국인이 특정기업주식을 10%이상 매입할 때는 이사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외자도입법규정이 백지화해 기업사냥의 보호막이 완전히 걷히게 된다.
현재로서는 기업사냥이 합법화하더라도 어느 기업이 희생양이 될지는 점치기 어렵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의 최대주주 지분(특수관계인 포함)이 평균30%선으로 낮고 자금난으로 기업사냥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한 와중에, 기업사냥을 예고하는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 재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우량기업들은 최근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집하면서 외국인지분이 이미 국내 최대주주 지분을 앞서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배후가 베일에 가려 있다. 외국인지분이 특정세력의 단일지분은 아니지만, 사업확장에 기업사냥을 적극 활용해 온 다국적기업 등이 사업상의 목적달성을 위해 전면에 나서 힘을 모을 경우 경영권장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적대적 M&A허용으로 올해 5개안팎의 기업이 외국인의 손에 넘어갈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LG증권 한주형 M&A팀장은 『외국인들은 생리적으로 비즈니스목적이 일치하면 언제든지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주주지분이 50%미만인 상장기업은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면서 『주가는 낮고 장래는 밝은 기업들이 적지 않아 기업사냥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대적 M&A 허용은 기업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임에는 분명하지만, 경제전반에는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외국자본 유입규모가 더욱 커져 외환위기 극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선진경영기법을 체득하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기업사냥의 정글에 생존하는 길은 기업의 몫으로 남게 됐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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