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은 거의 대통령직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가 잠잠해진 듯하다. 27일 클린턴이 상하양원합동회의에 나와 신년메시지를 전했을 때 의원들은 열번도 넘게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그의 인기는 올라갔다. ◆한때 탄핵을 벼르던 공화당중진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애시크로프트 상원의원같은 몇몇 소그룹정치인들만 클린턴공격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인의 60% 이상은 클린턴이 백악관인턴 르윈스키와 혼외정사를 가졌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르윈스키가 백악관에서 국방부로 전근되었다가 뉴욕의 민간기업에 취직되어 간 것, 17개의 테이프가 나온 것, 대통령후보시절부터 따라 다니는 클린턴의 스캔들전력 등이 그런 의심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왜 스캔들이 잠잠해지고 있는가. 성추문은 양당사자가 입을 열지 않는한 쉽게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 속성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대통령직 존중사상이 더 큰 원인이 아닌가 한다. 74년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사건으로 탄핵위기를 맞아 결국 사임한 후 그가 사망한 94년까지 20년간 미국인들은 대통령탄핵문제를 골똘히 생각했다. ◆미국인들은 워터게이트사건 당시 대통령직을 너무 경솔히 다뤘다는 비판의식을 갖게 되었다. 닉슨은 재선대통령이었고 월남전종전과 대일무역전쟁이라는 엄청난 임무를 지고 있었는데 탄핵시비로 사임함으로써 미국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클린턴의 경우 확실한 증거를 찾기 힘든 섹스 스캔들로 대통령직을 훼손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난 것같다. 곧 물러나는 문민정부대통령에 대한 한국인들의 정서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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