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에 물류센터·하나로마트 개장/경매 없애고 생산소비자 직접 연결농협이 농산물 유통구조 바꾸기에 발동을 걸었다. 지난달 15일 서울 양재동에 개장된 농협의 농산물 물류센터가 첫 발진기지. 이 곳은 도매시장 역할을 하는 물류센터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이 손쉽게 농산물을 살 수 있도록 소매기능을 갖춘 「하나로클럽」이 함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농산물 유통시장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도매시장에서 경매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생산자→농협·집출하업자→도매법인→중도매법인→소매점→소비자의 6단계로 이루어지던 농산물 유통이 생산자→물류센터→소매상(또는 소비자)→소비자의 3, 4단계로 줄었다. 소비자가 부담해야할 중간 유통마진폭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경매가 없기 때문에 가격은 물류센터가 결정한다. 농민과 소비자의 요구와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등 17개 도매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기초가 된다. 농협 관계자는 『물류센터와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그동안 농산물가격의 15∼18%를 차지하던 물류비용을 6∼8%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재동 물류센터는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취급물량의 3분의1에 가까운 연간 730만톤의 농수산물을 취급해 기존의 도매시장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 농산물 소비자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물류센터는 올해 안에 서울 창동(4월) 청주(6월) 부산(10월) 등 3곳에서 문을 열고 2004년까지 모두 16개가 세워질 예정이다.
■시설 및 운영=양재 물류센터는 지상 3층, 지하 1층에 건물 연면적이 1만7,932평 규모다. 채소·과일 축수산 양곡 가공식품 옥외 등 5개 대규모 집배송장과 채소·과일 특산품 화훼 김치 직판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농수산물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저온저장고, 농산물 품질관리실과 농산물 가공센터는 물론 간이식당, 출하주 대기실 등 편의시설도 여럿 있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직판장인 하나로클럽에는 농협김치 판매장과 한약재, 화훼류, 전통음식 코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거래 방식=산지에서 예약거래와 직접구매로 물건을 사들인다. 예약거래는 물류센터가 거래 소매점으로부터 구입할 품목과 양을 주문받아 산지에서 상품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예약기간은 3개월, 1개월, 1주일, 1∼2일 등 다양하다. 직접구매는 농산물 수급사정을 보아가며 농산물을 직접 사오는 형태. 사들인 농산물을 소매점에 팔 때도 예약판매와 현장판매를 동시에 한다. 예약판매는 주문거래가 가능한 대형소매점과 미리 계약한 뒤 물건을 사서 전하는 방법이다. 농협은 이 방식이 대량으로 이용될 경우 출하 농산물을 사전조절할 수 있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판매는 예약거래가 어려운 작은 규모의 소매점이나 식당 등을 대상으로 한다. 대개 예약 거래 뒤 남은 농산물을 그 자리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용 방법=도매거래는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회비는 3,000원. 배추 무 등은 하루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과일은 그날 바로 받을 수 있다. 지역 농협은 신청만 하면 산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개인은 해당 농협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회원제 할인점인 하나로클럽은 연간 3,000원의 회비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연중 휴일없이 24시간 영업하며 지난해 7월부터 농산물 리콜제를 실시, 문제가 생긴 농산물은 모두 교환·환불해 주고 있다. 할인점으로는 처음 가정 배달제도도 실시해 눈길을 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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