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랑의 질주’ 여심 공략/라노스 해치백 ‘로미오와 줄리엣’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랑의 질주’ 여심 공략/라노스 해치백 ‘로미오와 줄리엣’

입력
1998.01.31 00:00
0 0

◎서브모델에 차명부여 처음/97년작 영화선풍도 한몫/‘여성 초보’ 타깃 세분화대우자동차는 97년 신차들을 대거 출시, 업계 선두 현대자동차를 위협하는 공격 경영을 펼쳤다.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3개의 신차시리즈를 잇따라 내놓은 대우는 라노스에 「질주본능」, 레간자에 「소리없는 차」라는 이미지를 입혔다. 동급최강의 성능임을 모델의 특성에 맞춰 강조한 셈이다.

대우는 97년 5월 소형차 라노스의 서브모델을 내놓으면서 사랑의 테마를 마케팅전략으로 채택했다. 4도어 세단형 라노스가 질주본능이라는 강한 이미지로 젊은 층의 남성들을 겨냥한 것이라면 3, 5도어 해치백모델은 영원한 사랑의 상징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내세운 것이다.

엔진룸 실내 트렁크 구분이 뚜렷한 세단형과는 달리 해치백은 트렁크부분을 곡선으로 처리, 실내공간을 확대한 형태로 유럽 등 선진국에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 업계에서 세단형의 서브모델에 구체적으로 차 이름을 부여한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이다.

대우의 관계자는 『셰익스피어 희곡의 주인공을 이름으로 정한 것은 강한 남성미를 풍기는 세단형과 달리 해치백모델에 「사랑」이라는 감각적 테마를 부여해 초보운전자와 여성 수요층에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당시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로미오와 줄리엣 선풍도 한 몫 했다. 97년 바즈 루어만 감독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주연으로 원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내놓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이 전세계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었고, 97년이 셰익스피어가 5막짜리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든지 400년 되는 해라는 역사적 의미도 깔려 있었다. 하층민들의 절망감과 정치적인 색깔을 가미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61년), 원작의 나이인 15세의 올리비아 허시와 16세의 레오나르도 화이팅을 내세웠던 이탈리아의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의 「로미오와 줄리엣」(68년)이후 잠자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신화는 록비트와 뮤직비디오풍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세계적인 붐을 차명으로 끌어들인 대우는 여성 초보운전자라는 타깃을 철저하게 공략하고 나섰다. 현재 2편까지 선보인 CF는 이를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대우가 선택한 모델은 광고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르 탤런트 최지우. 최지우는 특유의 깜찍한 연기로 여성초보운전자의 소유욕구를 마음껏 과시했다. 1편은 최지우가 세워져있는 차를 보고 자기 차인양 한참 자랑을 하다 차주인이 나타나 타고 가버리자 화가나서 「나도 살거다」라고 외치는 것으로 끝나고, 2편은 면허도 없이 줄리엣을 산 최지우가 커플 차량인 로미오 차주인이 『차 빼라』고 소리치지만 차를 움직이지 못하자 오히려 「로미오도 사버려」라고 배짱을 부린다. 원작의 비극성 대신 경쾌한 코믹을 택해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한 셈이다.<이재열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