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봉” 10배 바가지/효과의문속 “전문알선” 얌체상혼도중국 한의들의 상술에 귀중한 달러가 새어나가고 있다.
IMF한파로 해외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데도 암, 중풍, 당뇨, 고혈압 등 난치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 치료여행」은 유독 성황을 이루고있다. 특히 지난 연말 모TV방송의 「중국의 대체의학」프로그램에 소개된 중국의 한 중소도시에서는 한국인 환자가 폭증하자 통상 진료비의 10배가 넘는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국내 일부 여행사들은 이같은 시류에 편승, 중국치료여행 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외화낭비를 부추기고 있다. 의학전문가들은 『중국의학의 치료효과중 상당부분은 과장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며 『중의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된 이같은 이상열기는 아까운 외화만 낭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중국 산시(섬서)성 셴양(함양)시의 유학생들과 치료를 받고 온 환자들에 따르면 이곳이 지난해 11월초 한국TV에 소개된 뒤 11, 12월 두달동안 5백명이상의 한국인이 다녀갔으며 지금도 하루 10여명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인 난치병 환자들이 급증하자 중국 의사들은 한달치 약값만 8천위안(원·1백60만원 상당)에서 1만위안(2백만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 가격은 중국인에게 받는 1천(20만원)∼1천5백위안(30만원)에 비해 10배가량 비싼 것이다. 또 하루 10위안(2천원)에 불과한 침술료도 한국인에게만은 1백50(3만원)∼2백위안(4만원)씩을 요구하고있으며 일부는 40일치 약값으로 무려 2만5천위안(5백만원)까지 받고 있다.
환자통역을 맡고있는 산시중의학원의 한 유학생(33)은 『중의학원 학생들까지 한국인 진료에 가세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에 「신맥 일침」 등으로 알려진 의사들로부터 치료를 받았어도 실상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본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편승, 국내 여행사 4∼5곳은 중국 진료여행을 전문적으로 알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다른 여행사들도 기존 관광일정에다 침술치료와 약재구입 코스를 추가하고 있다.
H여행사 박모(28·여)씨는 『지난해 말부터 암환자 등 난치병환자들을 모집, 셴양에 꾸준히 보내고 있다』며 『셴양에서 1회 진료를 받기위해서는 왕복항공료와 2박3일의 숙식·통역비, 20∼30일분 약값 등을 포함, 3백만∼5백만원이나 필요하다』고 말했다.
J여행사 관계자는 『진료여행객만을 모집하지는 않지만 중국 남방코스 여행객중 60∼70%는 약재구입 등이 목적이어서 따로 통역과 가이드를 붙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를 위해 중국에서 약을 사왔다는 김모(35·회사원)씨는 『터무니없이 바가지만 쓰고 결국 아버지도 돌아가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국대 한방병원 김경호(38) 교수는 『국내 환자들이 막연한 환상만으로 중국에 건너가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며 『현지의 의료수준도 의심스러운데다 환자 대부분이 만성환자라 치료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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