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목화하면 산업 흔들”/IMF극복 궁여지책이 아니라 자유시장경제 확고한 철학 바탕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대기업이 잇달아 내놓고 있는 구조조정안에 대해 실망감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당선자의 대기업관과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진의에 새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김당선자가 대기업 개혁문제를 단순히 국제통화기금(IMF)사태 극복을 위한 궁여지책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 보인다. 김당선자의 한 측근은 『김당선자는 임기중 재벌개혁만 제대로 이뤄져도 새 정부의 소임이 절반 이상 해결된다고 생각을 할 정도로 대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당선자가 대기업의 자기 개혁조치를 마땅찮게 생각하고 있는 근저에는 김당선자의 오랜 대기업관, 나아가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 또는 철학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김당선의 평소 발언 및 저서에 나타난 대기업관을 종합하면 우선 김당선자가 대기업위주의 경제구조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김당선자는 하버드대에서 출간되기도 한 「대중참여경제론」에서 『소수 대기업이 압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 경제체제는 범세계적 경쟁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 경제에서 점점 부적당하게 돼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당선자는 대기업을 고목나무에 비유하기도 한다. 즉 중소기업은 매우 허약한 반면 소수의 대기업이 산업을 지배하고 있으면 대기업이 고목화할 때 전체 산업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유는 중소기업 육성론과 맞물려 있다.
김당선자는 또 대기업의 폐해를 경제력 집중에서 찾고 있다.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나머지 중소기업의 활로가 봉쇄되고 효율적 생산을 저해하는 독과점의 폐단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당선자는 이러한 경제력 집중에 대해 나름의 해결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소유의 분산 및 소유와 경영의 분리다. 이는 김당선자가 무분별한 상호출자를 통해서만 가능할 수 있는 대기업 총수의 경영권 장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당선자는 이와함께 상속세와 증여세를 법대로 징수, 대기업의 세습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김당선자의 대기업관에 따르면 마치 IMF 사태를 예견한듯, 대기업은 정상적 경쟁시장에서 손실을 내는 한계기업들을 정리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당선자의 측근들이 대기업의 자기 개혁조치에 대해 씁쓰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면에는 이같은 김당선자의 대기업관이 작용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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