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우려 햄버거 끊겠다”… 목축업자에 피소미 최고의 엔터테이너 오프라 윈프리가 방송도중 무심코 내뱉은 말한디로 골치아픈 송사에 휘말렸다.
96년 4월16일 목축업자에서 채식주의자로 변신한 하워드 라이먼이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 『동물의 부위를 갈아만든 사료를 먹고 자란 소들은 미국인에게 광우병을 전파할 수 있다』고 하자 윈프리는 맞장구를 치듯 『그럼 나도 햄버거를 끊어야겠다』고 응수했다. 별 생각없이 내뱉은 이 한마디는 그러나 방송직후 공교롭게도 쇠고기 값이 10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 목축업자로부터 가격폭락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텍사스주 애머릴로의 목축업자 폴 잉글러는 670만달러의 손해를 보았다고 윈프리와 라이먼에게 소송을 제기했고, 다른 목축업자들도 총 1,2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일 텍사스법원에서 시작된 손해배상 청구재판은 첫날부터 「편협한 언론이 가져오는 사회적 폐해」와 「표현의 자유」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윈프리는 『대중과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을 진행할 권리가 있다』고 정당론을 주장한 반면 목축업자들은 『인내할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발언』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이 설화 사건이 법원안팎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또하나의 이유는 89년 제정된 이른바 「채식론자의 명예훼손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정신에 합치되느냐는 「헌법소원 논쟁」을 재연시킨 점이다. 89년 미 CBS 방송은 『사과농장이 성장촉진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 사과값의 폭락을 부추겼고, 재판에까지 회부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방송사측의 「무혐의」로 사건은 일단락났지만 이를 계기로 텍사스주를 비롯한 미국내 13개주는 재발방지를 위해 이같은 법을 제정했다.
이날 텍사스법원은 양측의 증언이 무려 150시간분에 달해 재판이 최소한 5주간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승패가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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