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기념음악회최초의 여성작곡가로 알려진 힐데가르트 폰 빙엔(1098∼1179)이 올해로 탄생 900돌을 맞는다. 올해는 재즈를 클래식에 흡수한 미국작곡가 거시윈(1898∼1937)의 탄생 100돌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는 음반, 음악회가 세계 곳곳에서 준비되고 있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신비에 싸인 중세의 수녀. 여성을 억압하던 중세의 어둠을 뚫고 터져나온 그의 지성과 행적의 찬란함에 현대 여권론자들은 그를 최초의 페미니스트 영웅으로 꼽기도 한다. 77편의 성가와 최초의 음악극을 쓴 작곡가일 뿐만 아니라 방대한 저술을 남긴 예언자, 시인, 철학자, 의사이자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인이기도 하다. 독일 마인츠 지방 빙엔 근처에서 출생, 8세에 수도원에 보내져 13세에 수녀가 됐고 52세 때 자신의 수도원을 세웠다. 그가 작곡한 성가들은 세속에 때묻지 않은 지고지순함으로 마치 천사의 노래처럼 들린다.
그의 음악이 국내 소개된 것은 최근 2∼3년의 일로 최근착 음반으로는 4명으로 이뤄진 무반주 여성중창단 「어노니머스 4」가 노래한 「1만1,000명의 성처녀들」(아르모니아 문디 프랑스)이 있다.
힐데가르트 탄생 900돌에 맞춰 독일의 중세음악 전문단체 「시쿠엔티아」는 독일음반사 도이체 하모니아 문디에서 힐데가르트의 음악전곡을 녹음하고 있다.
그의 족적이 남아 있는 독일 빙엔 지방은 올 한해 동안 전시회·국제심포지엄·음악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잇달아 마련, 그의 업적과 생애를 재조명한다. 11월에는 진 스피쿠차 감독의 힐데가르트 전기영화가 발표될 예정이고 3월의 호주 애들레이드 음악제 동안 힐데가르트 탄생 900돌 음악회가 열린다.
한편 거시윈 탄생 100돌 기념행사로는 9월24일 미국 카네기홀의 거시윈 갈라콘서트, 12월7∼21일 뉴욕필의 세 차례 특별음악회를 비롯해 10월에는 재즈계의 올스타가 런던에 모여 거시윈 갈라콘서트를 여는 등 대서양 양안이 그의 이름을 되새기느라 바쁘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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