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말기암 노모도 몸져누워/“죽기전에 풀려나는것 봤으면”50년만의 정권교체로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들이 요즘 조바심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달 15일 하오2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여는 「목요집회」때면 어김없이 맨 앞자리에 아들의 사진피켓을 안고 있던 고봉희(90)할머니가 이번달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환으로 몸져 누운 것이다.
고할머니의 아들은 31년째 0.75평의 독방에 갇혀 지내면서 말기 골수암 진단을 받은 비전향장기수 신인영(71)씨.
고할머니는 67년 국가보안법으로 마흔살이던 아들과 생이별하고 31년 세월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달 면회를 다녔다. 눈물을 모으면 강이 될 세월을 아들에게 따뜻한 밥을 손수 지어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다.
할머니는 아들의 병을 모르고 있다. 행여 여린 생명을 이어오게 한 끈이 떨어질 것 같아 모두가 숨길 수밖에 없었다.
병석의 고할머니는 종교계 지도자와 만나 취임후 양심수를 석방할 뜻을 밝힌 대통령당선자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민가협 관계자는 『신씨의 병세가 말기여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독한 상태』라며 『지난해 석방된 비전향장기수 김선명씨의 경우처럼 고할머니의 평생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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