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크게 늘어 서울에만 7,200대/100만∼500만원 떨어져 최대 낙폭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데다 휘발유값마저 크게 올라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차를 몰던 직장인들은 아예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으며 차를 바꾸려던 소비자들은 교환을 보류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차를 몰아야 하는 사람들조차 가급적 큰 차보다는 작은차, 휘발유차보다는 디젤이나 LPG(액화석유가스)차를 선호하는 추세다. 과거 대형차를 자녀에게 선물하던 일부 부유층들도 소형차로 바꾸면서 현대차 매장에는 아토스나 엑센트의 매기만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수요추세가 이처럼 크게 변화하면서 자동차시장 주변에서도 여러 변화의 조짐들이 뚜렷하다. 가장 큰 변화는 차량 판매장에 손님이 줄었다는 사실이다. 신차든 중고차든 마찬가지다. 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에게는 그만큼 선택의 기회가 넓어졌다는 얘기도 된다.
특히 최근 기대이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이 중고차매매시장이다. 중고차시장에는 가히 「매물은 홍수, 차값은 바닥」이란 말이 어울린다. 중고차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최적의 구입시기라는 것이다.
서울시자동차매매조합 조사에 따르면 이달 15일기준 장안평 등 서울시내 거래시장 7곳에 쌓인 매물은 7,200대에 달해 지난해 하반기보다 1,100대 이상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년대비 매월 20%이상씩 늘어나던 거래신장률이 지난해 말부터 급감, 올 들어서는 일부 차종에서 오히려 전년동기비 줄고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이처럼 한산하자 차량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져 소형차가 지난해 11월께보다 100만원대, 중형차는 200만원, 대형차 500만원등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중고차시장 개장이후 최대의 폭락세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메이커별로는 현대차가 전 차종에서 최소 50만원에서 최고 350만원까지 급락했다. 엑센트 엑셀 스쿠프 아반떼 등이 50만원이상 하락해 아반떼 1500㏄ GLS DOHC의 경우 1년도 채 안된 차값이 550만원내외에 매매되고 있다. 중고차시장 최대 베스트셀링카인 쏘나타시리즈도 100만원가량 하락해 쏘나타Ⅲ 1,800㏄ 96년식이 580만원에서 630만원에 거래되며 마르샤는 150만원가량 하락했다.
그랜저도 최소 12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떨어져 현대차종중 가장 변동폭이 크다. 구형그랜저가 200만원가량 하락했고 뉴그랜저는 300만원까지 떨어졌으며 최고급 다이너스티는 350만원내외 하락해 가격폭락세가 두드러졌다.
대우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 경차의 개방으로 경차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란 관계자들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티코는 30만원가량 하락해 슈터97년식의 경우 24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대우는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등이 한동안 중고차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으나 이번 IMF한파로 최고 200만원까지 떨어졌다. 누비라 1,800㏄의 경우 750만원이 최고가이며 레간자 1,800㏄는 900만∼1,0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동차 3사중 가장 고전하고 있는 것은 기아자동차로 차종별로 최고 500만원까지 하락했다. 포텐샤나 엔터프라이즈 등 대형차일수록 가격 하락폭이 커 엔터프라이즈3,000㏄의 값은 2,100만∼2,500만원이다.
이같은 중고차가격의 하락세는 봄철 성수기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올 2월까지가 중고차수요의 적기라는 것이 중고차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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