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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21일 쿠바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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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21일 쿠바 방문

입력
1998.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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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마르크스주의 ‘동상이몽’속 역사적 만남교황 요한 바오로 2세(77)가 21일 5일간의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한다.

역사적인 교황의 이번 첫 쿠바 방문은 피델 카스트로(71)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96년 11월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교황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이다.

전세계 3,000여명의 기자들이 취재에 나서는 교황의 쿠바 방문 일정은 21, 25일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 등에서 4차례, 산타 클라라(22일), 카마케이(23일), 산티아고 데 쿠바(24일)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모두 7차례의 미사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미국 언론들은 59년 쿠바가 공산화한 뒤 38년만에 이뤄진 교황의 이번 방문을 「마르크스주의와 가톨릭주의의 밀레니엄 만남」 「육과 정의 전투」 「거인들의 충돌」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교황의 이번 쿠바 방문은 「동상이몽」의 측면이 없지 않다. 91년 소련이 붕괴된 뒤 자신의 강력한 후원자를 잃게 된 카스트로는 교황을 초청함으로써 세계에 개방의 신호를 보내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특히 평소 62년부터 발효된 미국의 대 쿠바 경제제재를 비난하는 교황이 쿠바에서 미국의 조치를 비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의 이같은 저의를 파악하고 있는 미국은 내심 교황의 쿠바방문에 떨떠름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의 방문에 앞서 분위기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17일 밤 쿠바 TV에 출연, 국민들에게 교황의 행사에 참가하도록 촉구했다. 그는 또한 국민들이 교황의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쿠바정부의 버스등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지난해 말 50여명의 외국인 신부와 수녀의 쿠바 입국을 허용했으며 쿠바에 있는 외국인 성직자들이 평생 쿠바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비자를 내주는 가시적인 종교 자유화 조치를 취했다. 59년 공산혁명을 성공시킨뒤 가톨릭에 대해 탄압을 가했지만 그는 예수교단에서 수업을 받고,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고, 첫아들에게 세례를 받게 할 정도로 한때 독실한 신자였다.

교황의 쿠바 방문은 이에 반해 「희망과 진리를 전파하는 선교의 길」이 될 것이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60%에 달하는 이혼율, 60%에 달하는 낙태율, 2.6%에 달하는 12∼19세의 10대 여성들의 낙태율 등 쿠바의 가정의 붕괴를 비판하며 가정을 회복하자고 촉구할 예정이다. 총인구 1,100만명중 40%가 가톨릭 교인인 쿠바에는 80만명이 매주 성당과 성소 가정 등 3,500곳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지만 성직자는 25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향인 폴란드 방문(79년 6월), 니카라과 방문(83년 3월), 폴란드 방문(83년 6월) 등을 통해 역사의 물줄기를 변화시켰던 교황이 「지옥(쿠바)의 마왕(카스트로)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도 역사의 새 물꼬를 트게 할지 주목된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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