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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과 신뢰로 “사지 탈출”/4일만에 극적생환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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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과 신뢰로 “사지 탈출”/4일만에 극적생환 7명

입력
1998.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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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출신 아버지 떠올리며 공포감 극복”/체온유지위해 서로 부둥켜안고 새우잠13일 설악산에서 실종됐다 4일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강원도대학산악연맹소속 등반대원 7명은 침착한 행동과 대원들간의 신뢰감으로 고립무원의 절망적 상황을 이겨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에는 19세의 앳된 여대생도 끼여 있었다.

팀장 김성태(24·삼척산업대 3년)씨와 대학 1∼2년생으로 구성된 대원들은 대청봉­화채봉­권금성으로 코스를 잡고 13일 상오 10시 희운각대피소를 출발했다. 출발때부터 심상찮던 눈발은 곧 폭설로 변하면서 14일 화채봉을 눈앞에 두고 일행의 발길을 묶어 버렸다.

팀장 김씨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모험보다는 기다림을 택했다. 전진을 멈춘 바로 그 자리에서 야영에 들어갔다. 체온을 잃지않기 위해 4인용텐트안에 7명이 들어가 부둥켜안고 잠을 잤고 연료절약을 위해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 물을 데웠다. 구조날짜를 기약할 수 없는터라 초콜릿과 미숫가루 등의 비상식량도 최대한 아껴 먹었다. 대원들은 공포감이 엄습할 때마다 『우린 함께한다』라며 서로의 등을 두드리고 몸을 비볐다. 16일 눈이 그치자 대원들은 양폭산장으로 한발씩 전진을 시작했고 마침내 17일 상오 9시30분께 구조대와 조우했다.

팀장 김씨는 『아버지(89년 사망)가 보국훈장까지 받은 공수부대 주임상사 출신』이라며 『고립돼 있는 동안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이 정도 눈에 질 수는 없다」고 다짐하며 참아냈다』고 말했다. 홍일점 이남형(19·여·광운대 1년)양은 『「짐을 들어주겠다」는 남자대원들의 친절까지 「남녀차별 하지말라」고 사양했다』며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의지로 추위와 허기를 이겨냈다』고 말했다.<설악산=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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