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급등 ‘외국인장세’ 실물경제 뒷받침 안돼 지속적 상승은 미지수주식시장은 과연 대세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인가.
지난해 12월초 370선까지 폭락했던 종합주가지수가 혹독한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도 불구하고 며칠사이에 500선으로 뛰어오르면서 주가가 어느선까지 도약할 것인가에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내리자면, 『최근의 급등세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만 대세상승까지 예단하기에는 실물경제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까닭
올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는 「외국인장세」의 성격이 짙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우리경제가 국가부도위기를 넘기고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지난해말부터 증시에 투자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해 올들어서만 6,000억원이 넘는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달러고라는 무기를 가진 외국인들은 주가하락으로 미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과거보다 훨씬 많은 주식을 사모을 수 있고, 지금처럼 환율까지 하락할 경우 매매차익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겸할수 있기 때문에 외국자금의 급속한 유입은 당연한 결과로 증권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자금유입으로 빈사상태에 빠졌던 주식시장은 긴급수혈을 받게 된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태도에 자극받은 국내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주가상승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투자자들의 사자세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지난해말 2조8,000억원대에서 14일에는 3조6,000억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잠재적인 팔자세력을 나타내는 신용융자잔고는 불과 1개월사이에 5,000억원이상이 감소했다.
결국 최근 주가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증시내부의 상황변화에 힘입어 급등세로 돌아선 셈이다.
◆대세상승은 미지수
주가가 단숨에 500선을 돌파하기는 했으나, 『주가는 결국 실물경제를 반영한다』는 증시의 격언이 맞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부 수급상황 호전으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를 중장기적으로 이어줄만한 실물측면의 지원이 매우 미흡하기 때문에 대세상승은 어렵다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신증권 장석희 투자전략실장은 『요즘의 주가급등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가운데 외국인들이 불을 붙인 결과』라며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이 이제부터 시작이고 저성장, 고실업 등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승은 어렵다』고 밝혔다.
대유증권 김경신 이사도 『실물경제가 개선되는 시점은 미지수이기 때문에 주가상승세도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매물이 몰려 있는 550선 정도에서 당분간 횡보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투기성자금을 갖고 들어온 일부 외국인들은 미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1,300원대까지 떨어지면 주가상승분과 역환차익까지 챙겨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이에따른 주가폭락 우려도 높다.
◆우량주는 지속상승할 듯
주가가 급등세를 멈추더라도 옥석에 따른 주가차별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물론 대기업계열사들도 재무구조의 건전성과 발전가능성 등에 따라 살아남거나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 근거이다.
대세상승은 당분간 어렵더라도 재무구조가 알찬 우량주와 기업인수·합병(M&A)관련주 등은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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