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기질/새로운 것 거부 늘 뾰루퉁/기분 좋을때 새경험 유도/느린 기질/새로운 것 적응 오래걸려/다그치지 말고 격려를/편안한 기질/남과 쉽게 친해지고 명랑/부당요구 거부토록 교육방학이면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이 더 심해진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 밥먹는 것, 공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갈등의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소한 갈등이 부모 자녀간의 기질, 성격차이로 인해 전쟁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부모자녀 갈등은 서로 다른 기질때문에 비롯되는 것이 많다」는 것은 소아정신과 의사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느리고 꼼꼼한 부모는 성급하고 활동적인 자녀에 대해 부산하다고 평가하며 반대로 모험적이고 적극적인 부모는 아이가 느리면 모자라는 아이로 치부하기 쉬운 것이다.
최보문(부천성가병원 정신과)씨는 『자녀의 기질을 이해해 이에 맞게 대응한다면 갈등도 줄일수 있고 자녀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천성으로 타고나는 기질은 보통 활동량, 규칙성, 새로운 자극에 대한 접근후퇴, 환경에 대한 적응, 반응하게 하는데 필요한 자극의 강도, 반응의 강도, 일상의 기분상태, 산만함의 정도, 집착력 혹은 집중력 등 9가지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40년동안 사람의 기질을 관찰한 미국 소아정신과 의사 스텔라 체스는 이러한 9가지 요소가 어떻게 배합되느냐에 따라 어린이의 기질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항상 기분이 뾰루퉁해 있으며 외부의 자극에 예민한 「어려운 기질」,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느린 기질」, 낯선 사람과 금방 친해지며 행동과 기분이 예측가능하고 명랑한 「편안한 기질」이 대표적인 기질.
어려운 기질의 자녀를 가진 부모는 자녀의 모든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며 점점 관계가 나빠지기 쉽다. 특히 일하는 엄마의 경우 아이의 기질을 「자신이 잘 보살피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불안과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특별취급하게 되는데 이런 태도는 금물. 이런 아이들의 70%정도가 성장하면서 부적응장애를 겪게 된다. 부모는 아이를 평등하게 대하면서 주위와 잘 융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음식 환경 등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려면 아이의 기분이 좋을때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등 조심스러운 노력이 필요하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사회적응력이 없으며 감정이 둔한 아이로 오해받기 쉽다. 부모가 이런 기질의 자녀를 다그치기만 한다면 아이는 부정적 자아상을 갖게 된다. 반면 과잉보호하면 아이의 사회적응력이 더 떨어지기만 한다.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낮추고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야 한다. 새로운 상황을 두려워하며 주저하는 아이에게 야단치기 보다 조용히 격려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편안한 기질의 아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매사를 편하게 대하려는 기질때문에 집착하고 매달려야 하는 문제까지 회피하고 경쟁에서 뒤처지기 쉽다. 예의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부모에게 너무 잘 적응한 나머지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는 경우처럼 부모와의 좋은 관계가 역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경쟁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하게 하거나 주위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자세를 키워주어야 한다.
성격유형에 따른 부모자녀 관계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안양시 청소년종합상담실의 이현아 상담원은 『실용성과 현실감각을 중시하는 성격과 이상을 추구하고 통찰력이 있는 성격, 계획적이고 통제적인 성격과 자유롭고 우유부단하며 융통성있는 성격이 주로 대립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외향적내향적, 감각적직관적, 사고형감정형, 판단형인식형 등을 대립되는 성격요소라고 설명하는 그는 『성격차이로 인한 불화는 다른 인간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으나 특히 부모 자녀간에 더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기질차이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는 한국심리검사연구소(027840990), 한국MBTI연구소(0515170585), 병원의 소아정신과 등이 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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