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외채상환을 위해 범국민적으로 금모으기 운동이 전개되는 것을 목격한 중국인들은 놀라움과 함께 한국인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에 감동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10일 만난 칭화(청화)대의 한 교수는 『만일 이런 일이 중국에서 일어났다면 중국인들은 나라가 망하더라도 절대로 금을 내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한국인의 애국심을 본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중국인들의 금에 대한 관념은 우리와는 차이가 난다. 이들은 금을 가치유지수단의 대명사로, 부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때문에 이들은 18K, 14K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오직 24K 순금만을 선호한다. 중국인 가정은 대부분 집안에 금과 현금을 보관하는 단지와 비밀장소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부가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예금을 기피하고 철저한 「현금=부」등식을 체질화했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금을 감춰놓았다가 개혁·개방후 팔아 급속한 부의 성장을 이뤘다. 중국은 50년 넘게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했으며 30년이상 거의 폐쇄적인 사회를 이뤄오면서 금을 통한 경제적인 자력갱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신하게 돼 유난히 금을 선호하는 것 같다.
중국은 80년대 초반 일부 지방정부에서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개인채금을 허용한 이후 채금업이 폭발적으로 증가, 정부의 통제력을 넘어서는 「골드러시」를 몰고 왔다. 칭하이(청해) 간쑤(감숙) 쓰촨(사천) 등 중국 서북부 지역에는 황금 채굴업자가 40여만명에 달했다.
국무원은 89년 개인채굴 금지령을 내렸으나 현재도 보란듯이 불법 채금이 이뤄지고 있다. 채금에서 판매까지의 전 과정이 지하경로로 이뤄지고 있다. 즉 개인채금업자→광석 구입·전매 전문가→불법제련 전문가→밀수단체로 이어져 있다. 돈좀 있어 보이는 중국인은 금목걸이 팔찌 금가락지 귀걸이등으로 온통 황금 치장이다.
중국의 TV도 한국의 금모으기 현장을 열심히 소개하는데 자랑스럽기 보다 다소 계면쩍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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