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중 권총까지 빼앗겨/공명심 눈멀어 또 “뒷북공조”/범인 신,승용차 빼앗아 도주【천안=최정복·김진각·전성우·이동준 기자】 경찰이 또 다시 탈옥 무기수 신창원(31)을 눈앞에서 놓치고 권총까지 빼앗겼다. 11일 0시50분께 충남 천안시 광덕면 매당1리 산천가든 앞에서 신이 전 동거녀 전모(30)씨를 만나기 위해 나타나자 경기경찰청 소속 경찰관 2명이 권총을 쏘며 검거에 나섰으나 놓쳤다. 경기경찰청은 현지 경찰과 공조조차 하지 않은채 검거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신은 10일 대전 모병원에서 왼쪽 팔의 골절수술을 받아 깁스상태였다.
▷탈옥수 출현◁
신의 전 동거녀 전씨의 경호조인 경기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김모(38)경사와 최모(43)경장은 10일 하오11께 신이 전씨에게 휴대폰으로 『11일 자정 산천가든앞에서 만나자』고 연락한 사실을 확인, 수사본부에 보고한뒤 전씨의 충남 31마2774 라노스 승용차 뒷자리에 숨어 타고 11일 0시4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김경사 등은 충북31라2521호 검은색 다이너스티 승용차편으로 미리 도착해 있던 신이 식당에서 1백50여m 떨어진 곳에서 전씨를 차에 태우려는 순간 덮쳤다.
▷검거 실패◁
김경사는 신이 40㎝가량의 생선회칼을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하자 22구경 권총으로 5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도 맞추지 못했으며 최경장의 권총은 격발장치 불량으로 사용조차 하지 못했다. 신은 10여분간의 격투과정에서 머리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렸으나 외투와 한쪽 신발이 벗어 놓은 채 김경사의 권총을 빼앗아 전씨의 라노스승용차를 타고 인근 태화산으로 달아났다. 김경사 등은 다이너스티승용차로 뒤쫓았으나 총소리를 듣고 나온 주민들이 범인으로 오인, 제지하는 바람에 추적에 실패했다. 다이너스티승용차에서는 자동차 번호판 12개와 생선회칼 망원렌즈등과 그동안 신의 심경과 행적을 적은 일기장이 발견됐다.
▷허술한 검거작전◁
경기경찰청측은 신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 관할서인 충남 천안경찰서에 구체적인 상황설명 없이 『신씨 검거에 대비해 순찰차 1대를 대기시켜 달라』고만 통보했다가 신을 놓친뒤 30여분이 지나서야 협조를 요청했다. 경기경찰청은 형사 30여명을 현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잠복시켰으나 난청지역으로 무전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총소리도 들리지 않아 도주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설명했다.
▷추적·수사◁
경찰은 상오 3시께 현장에서 2㎞떨어진 태화산 아래서 신이 타고 달아난 라노스 승용차를 발견한데 이어 태화산 7부능선에서 탈취당한 권총 탄창을 발견하고 헬기2대를 동원,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은 그러나 어둠이 짙어지자 하오 8시께 수색을 일단 중단했다. 경찰은 눈에 찍힌 발자국이 태화산을 내려와 인근 풍세천에서 끊긴 점 등으로 미뤄 신이 빼앗은 권총으로 인근 도로에서 자동차를 탈취해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천안에서 발생한 그레이스 승합차도난사건 등 주변지역의 도난차량을 긴급수배했다. 경찰청은 이날 밤 전국에서 일제검문검색을 펴도록 경찰에 긴급지시했다.
◎멍청한 검거작전 「독안의쥐」 못잡아/사격 미숙·예상도주로 파악못해/권총하나는 격발안돼 “무용지물”
공조수사 미비, 안이한 검거작전, 총기관리 및 사격술 미숙. 경찰이 탈옥수 신창원(31)을 세번이나 놓치면서 저지른 실수다. 앞서 두번의 검거실패가 공명심 때문이었다면 세번째 실패는 체계적이지 못한 허술한 검거작전이 원인이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신이 11일 0시 전동거녀 전모(30)씨와 충남 천안시 광덕면 매당1리 산천가든 앞에서 만난다는 정보를 입수, 전씨의 라노스승용차에 형사기동대 김모(38)경사와 최모(43)경장 등 2명을 태워 보냈다. 관할 천안경찰서에는 『신창원 검거작전을 펼칠테니 비상대기해 달라』는 요청만 했을 뿐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은 알려주지 않았다. 검거 공로를 독차지하기 위해 공조체제를 갖추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경찰관 2명이 왼팔이 깁스상태인 신과 격투를 벌이면서 제압하지 못하고 되레 총을 빼앗겼다. 실탄 5발을 발사했으나 모두 빗나갔고 또다른 권총은 격발조차 되지 않아 경찰관의 사격술 미숙과 총기관리 미비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천안경찰서 기동대가 뒤늦게 연락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은 사건이 벌어진지 1시간이나 지나 신이 이미 인근 태화산 부근으로 달아난 뒤였다.
지난해 10월30일, 12월30일 천안과 경기 평택에서 신의 소재를 확인했으나 공명심에 눈이 먼 경찰관이 눈앞에서 놓친데 이어 「독안에 든 쥐」나 다름없는 탈옥수를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빚어진 것이다.
경기경찰청은 『약속장소에 형사 30여명을 잠복시켰으나 전씨의 승용차 뒷좌석에 숨어 탄 김경사 등이 식당의 밝은 불로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차를 1백50여m 더 진행시킨게 일을 그르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경사 등 2명과 신이 10여분간 격투를 하는 동안 잠복한 형사들이 덮치지 못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기경찰청은 현장의 지형지물을 잘 알지 못하면서 천안경찰서와 공조하지 않아 신이 태화산 쪽으로 도주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못하는 실수도 범했다.<천안=전성우 기자>천안=전성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