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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값 한푼도 안남겨요”/노세일브랜드도 콧대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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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값 한푼도 안남겨요”/노세일브랜드도 콧대 꺾여

입력
1998.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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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 재고·돈기근에 의류업체들 ‘노마진’ 붐9일부터 시작된 신년세일에서 가장 곤욕을 치르고 있는 부문은 의류다.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를 맞아 가계도 초긴축상태로 접어들면서 의류를 불요불급한 부문으로 인식,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업체들은 엄청난 재고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위기에 몰렸고 이번 세일에는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의류부문 전체의 세일폭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편이다.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옷들을 충동구매하는 것만 제외한다면 의류구입의 최적기를 맞은 셈이다.

이번 세일동안 의류부문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노세일브랜드의 투항과 이중인하로 인한 노마진 붐이다. 세일에 참여하는 업체 비율과 세일의 폭은 사상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일기간중 백화점 입점의류업체의 세일참여율은 전통적으로 70∼80% 수준이었지만 이번 세일에서는 입점의류업체의 세일참여율이 이례적으로 90%를 넘어섰다. 외국브랜드와 일부 디자이너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세일브랜드들이 콧대를 꺾고 세일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과거 80%였던 세일참여폭이 95%까지 치솟았다. 버버리와 막스마라 등을 제외한 전브랜드가 세일대열에 참여했다. 여성의류에서 오일릴리를 비롯해 발리 베르수스 이스탄테 소니아니켈 미소니 등, 남성의류에서 라코스테 프랑체스코스말토 리포터 등이 세일참여를 선언했다.

신세계에서는 일부 디자이너브랜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세일을 선언했다. 폴로 인터메조 레드옥스 인터크루 등이 세일에 동참, 세일 참여율이 95%에 육박했다.

고급외제브랜드 비중이 높은 압구정동 백화점가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백화점도 의류세일참여율이 여성복은 90%, 남성복은 96%에 달하고 갤러리아도 세일참여율이 기존 80%수준에서 90%대로 높아졌다.

의류업체의 엄청난 재고부담은 인하한 가격을 또 다시 내리는 이중 인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의류브랜드들은 지난해말 30% 가격을 내린데 이어 이번 세일에서 20∼30%이상 가격을 낮추고 있다. IMF시대 이전에 비해 가격이 50%이상 내린 셈이다. 통상 의류가 제조원가 30%, 백화점수수료 30%, 업체마진 40%로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노마진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연말 30% 정가를 인하했던 갤럭시 로가디스 피에르가르뎅 보스렌자 트래드클럽 웅가로 에스에스패션 파코라반 등 남성정장브랜드들은 이번 세일에 30%를 추가할인했다.

여성의류에서는 씨 톰보이 스테프 씨씨클럽 영우 레주메 시슬리 베네통 등이, 아동복에서는 디노세루치 베네통 등이 이중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의류가격인하의 움직임에는 할인점도 예외는 아니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에서는 18일까지 유명브랜드 더블세일을 통해 이월재고상품을 내놓는다. 이미 판매가격이 시중가의 40∼50%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다시 30∼40%를 더 내렸다는 얘기다. 씨씨클럽 엘르 쥴리앙 몽띠끌 조이너스 꼼빠니아 예츠 등은 40%, 타임 등은 30%, 레쥬메 제일모직 트래드클럽 등은 20%를 각각 추가인하했다.

이번 세일을 분수령으로 의류전반에서 가격의 거품이 빠질 전망이다. 의류업체들은 IMF시대에 낮아지고 있는 소비의 눈높이에 적응하기위해 전체적으로 사업을 축소하는 가운데 고가브랜드는 통합하고 중저가브랜드의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마련중이다. 또 최근 각광 받고있는 할인점공략을 위해 박리다매형태인 할인점용 브랜드 개발에도 신경을 쓸 방침이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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