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과학기술부문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관련기업이 쓰러져 연구를 중단한다든지 애써 세운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민간연구소들도 모기업의 거품빼기로 연구원을 줄이고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출연연구기관들의 경우 지난해 말로 벌써 민간기업과의 공동연구과제로 해오던 대형프로젝트중 적어도 10개 이상을 취소했다. 만도기계, 진로소주, SK텔레콤 등이 지원해 오던 것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도 기술개발지원을 중단했다. ◆한국경제가 그동안 성장해 온 배경에는 피나는 과학기술계의 헌신이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 경제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제경쟁력을 상실하게 된 것은 그동안 기술개발에 소홀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달러를 기술투자 대신 해외관광에 쓰게 했고 기업은 이윤을 부동산 투자에 쏟아넣었다. 오늘날의 경제는 곧 과학기술이고 국제경쟁력 역시 과학기술이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과학기술분야 전체를 소홀히 취급할 수는 없다.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투자우선순위를 매겨 IMF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프로젝트부터 살려야 한다. 3년내에 돈이 되는 프로젝트, 5년 이내에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 등 구체적인 생산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기업이 어렵고 국가예산이 줄더라도 정부 민간공동으로 이를 살려야 한다. ◆대신 우리 경제가 이처럼 어려우니 당장 실효성이 없는 장기성 연구는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투자의 거품을 걷어내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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