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후 경제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빚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거나 극단적인 방법으로 채무를 해결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9일 상오 10시40분께 충남 천안시 원성동 136의25 다세대주택 3층에 세들어 사는 이선옥(40)씨가 집주인 김임분(58·여)씨와 전세금 문제로 다투다 김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뒤 5백여m 떨어진 인근 아파트 19층에서 투신 자살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빌린 돈 5천만원을 갚지 않는다며 남동생 등 3명을 동원, 채무자를 한밤중에 납치해 폭행한 최순례(50·주부)씨 등 5명을, 전북 전주경찰서는 2천4백만원을 제때 갚지 않는다며 채무자를 여관에 4시간동안 감금한채 폭행한 조태현(31·상업·전북 완주군 용진면)씨등 4명을 각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이에 앞서 8일 낮 12시30분께 서울 도봉구 창4동 S아파트 111동 23층 난간에서 배장수(상업)씨가 빨랫줄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8년동안 막노동판에서 번 4천여만원과 은행빚 2천8백만원으로 액자제조점을 냈던 배씨는 『영업은 안되는데 은행이자는 계속 늘어나 죽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또 이광재(26·잡역부)씨는 이날 하오 5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S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나가려던 여성운전자에게 금품을 요구했으나 반항하자 목을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이성환(45·노점상·대전 대덕구 대화동)씨는 가요주점에서 친구들과 65만여원어치의 술을 마신뒤 20만원은 외상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종업원을 칼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한양대 병원 신경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스트레스의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사회가 개개인이 공동체의식을 발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준·김정곤 기자>이동준·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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