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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해바라기’/홍선근 국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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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해바라기’/홍선근 국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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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너무 많다. 대선이 끝나자 승리자 주변으로 모여드는 겨울 해바라기 군상. 지연 학연등 온갖 인연이 동원되고 있다. 만에 하나 설혹 그들이 능력만점이라고 하더라도 지조를 모르는 그들 덕으로 국제통화기금의 한파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발상은 곤란하다. 『역량이 있으면 누구든 쓰겠다』는 소리가 들린다. 천만에. 그것은 다급한 나머지 나오는 실언이다. 하루가 아니라 1년, 아니 2년이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쓰자.겨울해바라기를 쓴다고 문제수습이 빨라질 일도 아니고 빠른 맛에 어설피 봉합했다간 얼마 안가 더 크게 또 터진다. 어렵다고 능력을 아쉬워 마라. 이럴수록 여야의 경계선을 자유로이 훨훨 넘나들며 능력을 뽐내는 재주꾼을 경계해야 하리라. 일부 언론에선 미국 등 해외에 나가 개인교섭력으로 한국이미지를 개선시켰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일종의 공신 대우를 받는다. 우리는 국제 금융세력에 완전히 발가벗겨져 철저하게 패배했다. 도무지 패자의 진영에 무슨 공신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패자진영의 공다툼은 희귀한 촌극에 불과하다.

말들도 너무 많다. 워낙 많이 쏟아지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된 경위와 원인, 앞으로 해야 할일도 더이상 지적할 게 없을 성 싶다. 너무 많아 어지러운 가운데 오히려 핵심을 놓칠까 우려될 정도다. 그래도 한가지만 더 추가하자.

지금의 위기는 뭐니뭐니해도 재경원의 책임이 크다. 너나 없이 재경원을 족친다. 조직은 일단 만들어지면 그렇게 굴러간다. 공룡을 만들면 공룡처럼 굴러가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그 공룡을 만들었는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한이헌 의원(국민신당)의 작품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 과정에 범법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왜 시대추세를 거슬러 공룡을 탄생시켰는지 그 이유는 들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가 모든 비난으로부터 벗어나 세대교체를 부르짖는 당의 주요 당직자가 돼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원인을 캐는데 약한 우리들의 단점」을 잘 말해준다. 재경원 청문회는 공룡의 탄생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룡의 파멸과 경제에 미친 무기력·해악은 이미 탄생 때 정해진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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