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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환·이태원/‘충무로 대부’들의 새해 진단·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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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환·이태원/‘충무로 대부’들의 새해 진단·설계

입력
1998.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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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위기라고? 천만에”『한국영화 위기? 절대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좋은 기회다』 충무로의 대부로 꼽히는 곽정환(68·합동영화사 대표), 이태원(63·태흥영화사 대표)씨가 보는 현 상황이다. 이런 진단이 가능한 것은 두 사람이 지난해 제작한 영화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96년 구속파동, 97년 화려한 재기. 두 사람은 『98년엔 어느 때보다도 많은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년간 돈줄을 대던 대기업자본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해, 이들의 충무로 「토착자본」이 적극 움직이는 것은 희망의 신호로 볼 만하다. 20∼30년간 제작·배급을 아우르며 영화계를 이끌어왔던 이들은 『젊은 영화인과의 공조체제』를 첫 번째로 내세웠다. 또 영화계 비리로 구속됐던 과거를 의식한듯 『체질개선과 수익분배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곽정환/“타영화사 작품 7∼8편 20여억원 지원계획/불황기 국민위로 우리정서 영화 만들터”

10여년간 외화수입과 극장운영에만 신경써오던 그는 96년부터 강우석(시네마서비스) 신철(신씨네)씨와 손잡고 본업이었던 한국영화제작에 나섰다. 막후에서 투자한 「투캅스2」 「초록물고기」 「넘버3」 「편지」 등이 잇달아 히트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에 20개 극장을 소유, 강력한 배급망을 갖고 있는 그는 제작까지 역량을 발휘,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메이저」가 돼가고 있다.

­98년 계획.

『시네마서비스와 신씨네를 비롯한 여타 영화사의 작품7∼8편을 제작 지원한다. 5월에 「투캅스3」 「여고괴담」 「실락원」, 6월에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여름엔 「자귀모」 「댄스댄스」 「생과부위자료 청구소송」, 가을엔 「북경반점」 「은행나무침대2」 등이다. 약 20억원을 투자한다』

­제작원칙.

『여름영화가 있고 겨울영화가 있다.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편지」같은 영화가 히트한 것도 요즘 시기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작품마다 미리 개봉시기를 정해놓고 철저한 계획생산을 한다』

­좋은 영화란.

『우리 정서에 맞는 영화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너무 국제영화제 같은데에 신경을 쓰는데, 그럴 필요 없다. 우리 영화란 게 어차피 다른 민족에게 이해되기는 힘든 것이다. 불황시대에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가 필요하다. 우리 영화에 표절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차피 영화란 배경만 다를 뿐 인생을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대의 것이 후대에 되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태원/“시스템위주 제작으로 올 5∼6편 만들것/젊은영화에도 관심 창의적작품 발굴 주력”

「창:노는 계집 창」을 성공적으로 흥행시킨 그는 「장군의 아들」 「서편제」 등으로 흥행과 명성을 양손에 쥐었던 「한국영화의 산실」을 재현한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독자적으로 작품선정 및 제작진행, 제작비 투자를 담당하되 감독에게는 작품내용 일체를 맡기는 방식으로 일해왔으나 새해에는 「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신계획.

『감독 위주에서 시스템 위주의 영화만들기로 바꿀 생각이다. 기존 제작방식을 바꿔 기획, 제작진행, 투자에 각각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공동제작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젊은 기획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도입하겠다. 또 소자본가 및 영화에 관심있는 모든 계층의 국민을 영화제작에 참여시킬 수 있도록 소액투자자를 주주로 끌어들이는 투자방식도 시도할 계획이다. 수익배분 과정을 투명하게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하면 혼자서 돈대고 찍고 배급할 때보다 훨씬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역할은 영화에 따라 투자자, 프로듀서, 제작자 등으로 바뀐다. 올해 5∼6편 정도를 만들 계획이다. 이 정도면 대기업에 비해도 적은 규모가 아니다』

­어떤 영화?

『예전엔 영화는 어느 정도 경륜이 쌓인 감독, 작가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젊은 영화 쪽으로도 마음을 많이 열 생각이다.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창의력있는 작품을 발굴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84년부터 만든 31편 중 좋은 영화도 있었고 욕먹은 영화도 있지만 7할 이상은 성공적인 작품이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는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건전한 이야기를 위주로 할 계획이다』.<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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