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압박에 위축… 실물경제 타격 우려주요 재벌그룹들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에서 자금사정이 악화함에 따라올해 신규투자를 아예 포기하거나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 실물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를 작년(8조2,000억원)보다 30%가량 감소한 6조원선으로 계획했으나 자금난이 심화함에 따라 환경, 안전등 법적으로 강제된 투자와 반도체 관련 일부 투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지승림 부사장은 『자금사정상 올해 신규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환경·안전 관련 투자와 꼭 하지 않으면 안되는 64메가D램 반도체 3기투자 이외에는 모두 유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64메가D램 반도체 3기투자에는 약 1조5,000억원정도가 소요될 예정이어서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는 당초 예정의 3분의1 수준인 2조원 안팎에 묶일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말 올해 투자계획을 6조원으로 확정, 발표했으나 이후 환율이 급등하고 금융권의 대출금 회수압박 등으로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도 제철사업을 포함한 신규 프로젝트와 기존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착수했다.
박세용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장은 8일 서울 계동 현대사옥내 외환은행 계동지점에서 열린 「나라사랑 금모으기 운동」에 참석한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실장은 『금리가 높아지는 등 경영여건이 급속히 변해 종합기획실 차원에서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까지도 타당성과 속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검토하고 있다』며 『재검토작업을 마친후 그룹경영을 어떻게 끌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실장은 제철사업의 연기 여부에 대해서는 『제철사업 역시 재검토 대상에 포함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아직 제철사업에 관해 어느 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혀 사업 연기뿐만 아니라 포기가능성까지 예상되고 있다.
그는 그러나 『경남 하동 제철소 입지에 대한 지질조사는 계속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현대가 지난해말 매출 92조원, 투자 5조5,000억원을 골자로 발표한 올해사업계획도 재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배정근·남대희 기자>배정근·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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