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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지원에 총력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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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지원에 총력을(사설)

입력
1998.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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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체제 이후 수출현장에 돈이 돌지 않아 관련업계가 숨이 넘어갈 지경이 되고 있다.각 은행창구에선 외상수출 대금 지급과 원자재 수입 신용장 개설이 거의 끊기고 있다. 현금이나 다름없는 일람불수출 신용장도 극소수 은행을 빼곤 제한적인 매입에 그치고 있다. 이 바람에 연초부터 모처럼 몰려오기 시작한 해외 바이어들이 속속 발길을 돌리는 실정이다.

원자재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 원면 원피 원당 펄프 고무등 각종 기초원자재 부족사태가 발등의 불로 닥쳤다. 부품을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자동차 전자 조선 통신장비등 주요 수출산업은 부품 재고가 바닥나 조만간 조업을 중단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난 수십년 쌓아온 수출기반이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도 배제키 어려울 정도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수출부문에 자금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음은 인정한다. 경제부총리가 은행장 회의를 소집해 독려하고 수출동향 점검회의, 기업자금 애로 대책반을 통해 수출업체 지원에 골몰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는 각 은행의 일선창구다. 재정경제원이 수출환어음 할인 무제한 허용등 연거푸 지원의지를 밝혔지만 창구에서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무역관계자들은 은행이 부도유예니 협조융자니 하며 사실상 파산한 재벌에 수천억원씩 돈을 쏟아부은 것이 몇달 전인데 몇십만달러의 수출금융이 어렵다니 도대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반면 은행직원들은 수출업계에 지원할 외화가 남아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변명한다. 또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하락, 외국은행들이 한국계은행 현지지점과 무역어음 거래를 재개할 생각이 없는데다 급격한 환율변동 속에서 무역업계에 돈을 빌려줬다가 환차손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주장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암초에 부딪쳐 바닥에서 마구 물이 새 들어오는 선박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먼저 승객과 승무원이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서로 살겠다고 이리저리 몰리는 아수라장이면 배가 기우는 속도만 재촉할 뿐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 경제는 원자재를 수입, 가공해 다시 수출해야 존립이 가능한 대외의존형이다. 쓰러지지 않으려 끝없이 페달을 밟아야 하는 「외발 자전거」경제다.

머리카락부터 돌(골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팔아 모은 달러로 설비를 들여와 다시 상품을 만들어내면서 지난 수십년간 우리 경제의 페달을 밟아 온 힘은 바로 수출이었다. IMF를 딛고 다시 설 수 있게 할 동력도 오직 수출뿐인 것이다.

정부는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 어느 곳을 가장 먼저 살려야 하는지 원칙을 세우고 엄정히 집행해야 한다. 이대로 수출의 불씨를 꺼뜨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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