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발언에 미묘 파장한나라당 지도부가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측의 재벌개혁작업에 제동을 걸고나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있다.
이한동 대표는 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당선자의 재벌정책에는 국제통화기금(IMF)협약을 핑계로 한 재벌해체 의도가 내재돼 있는 것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할 판에 기업을 해부대에 올려놓고 칼질하는 모습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정화 전당대회의장도 『잘못하면 우리 산업이 다 죽고 100만명의 실업자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고, 정형근 정세분석위원장은 『재벌정책이 인기영합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표 등의 발언은 당장 『김당선자측의 재벌개혁에 반대한다는 얘기가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또 발언자들이 모두 구여권에 뿌리를 둔 보수파 인사라는 사실도 눈길을 끌었다.
맹형규 대변인은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따라서 김당선자측이 추진중인 99년말 상호지급보증 금지와 결합재무제표 의무화는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맹대변인은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을 묻는 질문에는 『조만간 발족될 당내 경제위기대책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지도부의 이같은 입장은 당내에서도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없지않다. 초·재선그룹과 개혁성향 의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재벌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내놓을 재벌정책방향은 당의 정체성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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