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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달간 사치성소비재 수입 14억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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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달간 사치성소비재 수입 14억불

입력
1998.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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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2,800만여달러/바닷가재 1,187만달러/다이아몬드 2,335만달러/모피·골프용품·샹들리에…경제위기가 본격 진행되기 직전인 지난 해 10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재 총수입액은 132억7,800만달러, 우리 돈(환율 1달러당 1,7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22조5,62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이중에는 곡물(21억4,600만달러)이나 수산물(8억8,300만달러)처럼 좀처럼 줄이기 힘든 것들도 있지만 불요불급하거나 얼마든지 국산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것이 정부당국이 주요 소비재 수입현황과는 별도로 매월 집계하고 있는 20대 수입소비재에 포함되는 품목들. 모피의류 화장품 샹들리에 대리석 골프용품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치성 소비재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컬러TV VTR 냉장고 등은 외제에 비해 우리 제품의 품질이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품목들이다. 이 20대 소비재를 수입하면서 지출한 달러만도 10월말 현재 14억5,800만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4% 정도 줄어들었으나 몇가지 품목은 경제불황에도 아랑곳없이 가파른 수입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 현재까지 향수는 47.2%가 늘어 수입액이 2,800만여달러, 15.6%가 늘어난 통조림이 1억3,900만달러, 19.5%가 증가한 바닷가재가 1,187만달러에 달했다. 이들 20대 소비재 외에도 다이아몬드(2,335만달러), 미술품(3,247만달러), 골동품(1,582만달러) 등 일부 계층에 한정된 품목들의 수입액도 엄청나다.

최근 「IMF 한파」가 밀어닥치면서 이들 품목의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대형 백화점의 매출이 최고 30% 이상 급감하고, 고가 수입의류와 수입 자동차 매장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용산 외국산 전자제품 전문매장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IMF 구제금융 이전에 비해 국내 고객들의 발길이 60% 이상 줄었다. 그나마 대부분이 사지는 않고 구경만 하다 발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부유층의 외제 고가품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흘동안만도 골프용품 753개, 양주 189병, 오디오 27대, 비디오 카메라 32대의 밀반입 휴대품이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의 한 보석상가에서는 수천만원대의 고가 시계, 보석들이 버젓이 팔려나가고 있다.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어명숙 부장은 『경제살리기 캠페인 현장에 나가보면 「한푼의 외화라도 아끼고 모아야 하겠지만 나가는 구멍부터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사실 과소비·외제 소비의 주범은 일부 사회지도층, 부유층들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들이 거꾸로 때이른 샴페인 터뜨리기를 주도해 왔다. 잠시 서민들 눈치보고 조심하는 것은 더 이상 국민여론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재 수입에 앞장서온 대기업, 싹슬이 해외쇼핑을 일삼은 사회지도층 인사, 그리고 「IMF 불감증」에 걸린 일부 부유층을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황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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